인도 스타트업 대시툰, K-웹툰 작가 글로벌 진출 협력
웹툰 이미지 초안 그려주는 AI…"저작권 논란 없다"
국내 생성형AI 법제 미비…"기술 갖췄지만 'AI툴' 공개 주저"
생성형 AI로 만든 웹툰을 편집하는 모습/사진제공=대시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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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웹툰 플랫폼들이 생성형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국내에서도 관련 규제나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쏟아지는 신기술에 대응할 정책의 틀은 마련되지 않은 탓에 웹툰 업계는 해외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15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한국웹툰산업협회(웹툰협회)는 지난 12일(현지시간) 글로벌 웹툰 플랫폼 '대시툰'과 업무 협약을 맺고 국내 웹툰 작가들의 글로벌 진출을 추진한다. 인도계 스타트업이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대시툰은 작가가 창작한 스토리를 생성형 AI 스튜디오를 거쳐 웹툰 이미지로 구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도 벵갈루루에서 만난 라리스 구디파티 대시툰 COO(최고운영책임자)는 "좋은 웹툰을 만들려면 시간이 걸린다"며 "고품질 콘텐츠를 빠르게 제작해야 하는 압박 속에서 창작자는 창의성을 유지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웹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스토리인 만큼 다른 부분에 드는 노력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창작자는 스토리를 입력한 뒤 서양 만화부터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웹툰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다. 스튜디오는 창작자의 스토리를 인식한 뒤 자동으로 주인공을 감지하고 프로젝트에 추가한다. 이후 대시툰의 독자적인 기술로 창작자의 스토리를 대사와 패널로 이뤄진 시나리오로 만들어 준다. 창작자는 패널을 추가하거나 편집해 스토리의 흐름을 제어할 수 있다.
창작자는 스튜디오가 생성해 준 초안을 편집해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로 맞춤 설정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도 인페인팅(이미지 내부를 편집하는 작업)과 세그멘테이션(외곽선을 따라 점을 찍어 그리는 작업) 등 생성형 AI 기술로 이미지를 편집할 수 있다. 편집을 완료하면 스튜디오에서 곧바로 대쉬툰 앱(애플리케이션)에 콘텐츠를 업로드할 수 있다.
생성형 AI로 만든 웹툰을 편집하는 모습/사진제공=대시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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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시툰은 이런 생성형 AI 기술에 아직 저작권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생성형 AI 자체가 등장한 지 얼마 안 됐고 여전히 창작자가 대부분의 창작 활동을 직접 하고 있기 때문에 생성형 AI가 직접 새로운 콘텐츠를 창작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대시툰은 생성형 AI로 창작한 콘텐츠의 저작권을 창작자에게 부여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웹툰 플랫폼의 생성형 AI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 웹툰 업계의 생성형 AI 활용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AI의 도움을 받아 창작한 콘텐츠의 저작권을 어떻게 할지 정부가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기업들이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웹툰의 경우 선 따기 작업이나 기초 채색 등을 돕는 생성형 AI 툴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반복적인 작업을 AI에 맡겨, 창작자의 노동 강도를 낮춰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가 생성형 AI 산출물에 대한 저작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가이드라인을 마련, 현재로선 실용화 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생성형 AI 기술을 개발 중이지만, 현재는 창작자의 작업보다 작품 홍보를 돕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창작자가 직접 생성형AI를 활용한 콘텐츠 홍보 쇼츠를 제작하는 방식이다.
웹툰 업계 관계자는 "국내 플랫폼들이 웹툰 제작 툴에 생성형 AI를 적용하기 위한 기술력은 이미 갖췄지만, 쉽사리 공개하진 못하는 것으로 안다"며 "선제적으로 기술을 공개·활용했는데, 나중에 정부 방침과 어긋나면 곤란한 상황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 회장은 "출판 산업의 영향력이 큰 일본이나 프랑스에서도 디지털 전환을 거부하기보다는 용도에 맞게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생성형 AI를 사용할지 여부는 개별 작가의 판단에 맡기되, 기술적으로 도태되지 않도록 생성형 AI의 활용 경험 및 학습이 가능한 환경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벵갈루루(인도)=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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