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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올봄 美대학가 反이스라엘 시위 중심이었던 컬럼비아대 총장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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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 4월 반(反)이스라엘 시위의 중심지였던 컬럼비아대의 네마트 샤피크 총장이 14일 사임했다./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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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미국 대학가의 반(反)이스라엘 시위의 발화점 역할을 한 뉴욕의 아이비리그대학 컬럼비아대 네마트 샤피크 총장이 14일 사임했다. 샤피크 총장의 사임은 이스라엘-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세력) 전쟁과 관련된 시위로 사임한 세 번째 아이비리그 총장이다. 지난해 12월 펜실베이니아대 리즈 매길 총장, 올해 1월 하버드대 클로딘 게이 총장이 사임한 바 있다.

샤피크 총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재임 동안 여러 중요한 분야에서 진전을 이뤘지만 커뮤니티 전반에 걸쳐 서로 다른 견해를 극복하기 어려웠던 혼란의 시기이기도 했다”면서 “이 기간은 우리 커뮤니티의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제 가족에게도 상당한 타격을 입혔다”고 했다. 이어 “여름 동안 저는 반성할 수 있었고 이 시점에서 제가 물러나는 것이 컬럼비아가 앞으로의 도전을 헤쳐나가는 데 가장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결정했다”며 “새로운 리더십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지금 이 발표를 한다”고 했다. 컬럼비아대 이사회는 “총장의 사임 결정을 유감스럽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샤피크 총장의 사임은 개강이 3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이뤄졌다”면서 “그의 짧은 총장 임기는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컬럼비아대 캠퍼스와 미국 전역의 대학을 어떻게 뒤흔들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했다. NYT는 “샤피크 총장은 영국 외무부 장관과 함께 국제 개발에 대한 정부의 접근 방식을 검토하는 일을 맡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샤피크 총장의 후임이 정해질 때까지 컬럼비아대는 의과대학 학장을 맡고 있는 카트리나 암스트롱 박사가 임시 총장직을 맡는다.

지난해 7월 총장이 된 샤피크는 곧이어 발생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여파로 총장직 수행에 줄곧 어려움을 겪었다.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캠퍼스를 점령했고 야영지를 설치하기도 했다. 샤피크 총장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논란에도 뉴욕경찰에 야영지를 철거해달라고 두 차례 요구했다. 올해 4월 18일 캠퍼스에서 야영 중이던 학생 100여 명이 경찰에 체포됐고, 이어 시위대가 건물을 점거하면서 같은 달 30일 경찰이 학교 건물에 진입해 200여명을 추가로 체포했다. 컬럼비아대의 시위는 전국적인 반향을 일으켰고 미 동부 대학 뿐만 아니라 중부와 서부까지 전역에 시위의 불길을 당기는 역할을 했다. 지난 5월엔 컬럼비아대 인문과학대 교수와 교직원 등이 총장에 대한 불신임안 투표를 해 65%의 찬성으로 가결되기도 했다. 비록 구속력은 없었지만 이 결과는 총장의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컬럼비아대 기부자 중 ‘큰 손’들은 “총장이 불법 시위대에 단호하게 대응하지 못한다”고 비판했고, 시위대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을 어기고 있다”고 반발했다. 샤피크 총장의 사임이 발표된 뒤 시위대인 ‘팔레스타인의 정의를 위한 컬럼비아 학생들’은 “몇 달 동안 우리가 ‘샤피크는 숨을 수 없다’를 외친 끝에 마침내 그가 사퇴를 결정했다”면서 “분명히 말하지만 컬럼비아 학생회의 압도적인 퇴진 요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미래의 총장은 샤피크 총장과 똑같은 결말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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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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