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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 (수)

"당장 이번 달부터 도산 우려"…티메프 절규에 업계도 정신 '바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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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받지 못한 피해자들, 파산 위기 내몰리자 거리로 나서

피해자들 "잊히지 않기 위해 거리로…최우선은 피해 복구"

업계 "티메프 사태로 판매자 자금 정산 중요성 인지"

네이버, G마켓, 11번가 등 '빠른정산' 시스템 정착 선도

노컷뉴스

티메프·큐텐 사태 피해 판매자 및 소비자 연합이 13일 서울 압구정 티몬 본사 앞에서 검은 우산 집회를 열고 대책 마련 및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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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티몬·위메프)로부터 정산 받지 못한 판매자들이 파산 위기에 내몰렸다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결국 '자율적인 빠른 정산'이 향후 이커머스 플랫폼 업계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주요 척도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피해자들 "잊히지 않기 위해 거리로…최우선은 피해 복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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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피해 판매자들과 소비자들은 13일 서울 강남 티몬 사무실 앞에서 공동으로 검은 우산 집회를 열고 "현재 약 70여개 회사(판매자)가 8월에 현금 유동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파산이나 회생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이들은 "현재는 괜찮아 보여도 시급히 금번 일을 대처하지 않으면 8월을 시작으로 9월, 10월에는 연쇄적으로 도산하는 업체들이 늘어난다"며 "많은 실업자가 배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판매자들은 정부가 내놓은 '긴급경영자금' 등 지원책에 대해서도 "높은 대출 신청 자격 요건과, 이미 대출이 있는 경우 한도 제한으로 긴급경영자금 대출마저도 신청하지 못한 피해 판매자들이 너무 많다"며 "이로 인해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고 비판했다.

피해 소비자들도 "잊히지 않기 위해 거리로 다시 나왔다"며 "대책은 없고 서로 책임을 전가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최우선으로 돼야 할 것은 피해 복구"라고 강조했다.

판매자들은 전날에도 비상대책위원회 차원에서 입장문을 내고 티몬과 위메프의 합병안에 대해 "현실 가능성이 없다"며 반대 입장을 거듭 밝히는 등 각을 세웠다. 판매자 비대위 측은 "정산금을 단기간에 유용해 채무 불능한 상태를 만든 경영진이 신규법인은 과연 잘 운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며 "신규법인을 위한 초기의 막대한 투자금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라고 오히려 구영배 대표에게 검찰 조사에 진실하게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9일 큐텐 구영배 대표는 티몬·위메프 합병을 위한 신규 법인 설립을 신청했다. 구 대표는 "합병을 통해 과감하게 비용을 축소하고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해 신속하게 사업을 정상화해야 한다"며 "기업 가치를 되살려야 투자나 인수합병(M&A)도 가능해지고 내 지분을 피해 복구에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업계 "티메프 사태로 판매자 자금 정산 중요성 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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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자의 자금 회전과 사업 운영에 대금 정산이 주요한 역할로 인식되면서 앞으로는 빠른 정산대금 지급 능력이 이커머스 업체의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티메프 피해자들이 줄곧 구영배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들의 신뢰 문제를 지적하듯 신속한 대금 결제 능력은 기업에 대한 신뢰도 문제와도 직결된다.

이를 의식한 듯 티몬과 위메프는 13일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회생절차 협의회에서 판매자들에게 지급할 판매 대금이 회사를 거치지 않는 에스크로 계좌 도입, 커머스업계 중 가장 빠른 수준인 '배송완료 후 +1일' 정산·선정산 등 결재 주기 단축을 골자로 하는 자구계획안을 공개했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 중에서는 네이버쇼핑의 판매자 정산대금 주기가 가장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이버페이는 배송 시작 다음날, 결제 후 3일이면 대금의 100%를 정산해주는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페이는 빠른 정산 서비스로 선(先)지급한 정산대금이 누적 40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2020년 11월부터 모두 12만명에게 혜택이 돌아갔다.

11번가도 빠른 정산 시스템을 도입했다. 집화 완료(판매자가 택배사에 상품을 전달) 다음 날 판매 업체에 곧바로 정산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11번가는 지난달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구매확정일 기준 2일 이내에 판매대금을 정산하고 있다고 공지했다.

이처럼 네이버와 11번가는 빠른 정산을 상생 정책의 전면으로 내세워 입점업체를 끌어들여 사업을 키우는 것은 물론 상생 이미지도 각인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실제 지난 11일 BC카드 데이터사업본부가 6월 1일~7월 21일 큐텐 계열 이커머스를 1회 이상 이용한 고객의 티메프 사태 이후(7월 22일 이후 같은 달 31일까지) 국내 주요 이커머스 이용 건수를 분석한 결과, 티몬·위메프를 이용하던 고객들이 대규모 미정산 사태 이후 11번가·G마켓 등 다른 오픈마켓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11번가와 G마켓 등 대형 오픈마켓에서 결제한 건수가 6% 증가했고, 롯데온·SSG닷컴 등 백화점 유통 플랫폼 결제 건수 역시 7% 증가했다. 반면, 티몬·위메프 이용 고객이 큐텐 계열 플랫폼에서 결제한 건수는 티메프 사태 이후 82% 급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의 특성이나 처한 환경에 따라 판매자 정산금 활용 방식이 제각각이었다면, 티메프 사태를 계기로 업계에서도 판매자 자금 정산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게 됐을 것"이라며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자율적인 빠른 정산으로 판매자들이 자금 융통과 사업 성장 효과를 즉각적으로 얻기 때문에 플랫폼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타 플랫폼들도 실효성 있는 정산 정책 도입에 나서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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