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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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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불안에 돈몰리는 ‘개인용 국채’… 1조 판매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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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들 ‘안전자산 국채’ 주목

2차례 청약서 7470억어치 팔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더 인기

“주기적 매입 ‘사다리 전략’ 활용땐… 자녀 대학등록금 미리 준비 가능”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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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첫아이를 출산한 은행원 김모 씨(34)는 아이 대학 등록금 마련을 위해 개인투자용 국채 20년물 매입을 고려하고 있다. 김 씨는 “매년 자녀 명의로 국채를 조금씩 사두면 20년 뒤 등록금 걱정을 덜 수 있을 것 같아 수익률 등 정보를 살펴보는 중”이라고 했다.

최근 국내외 증시가 폭락과 급등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흐름을 보이면서 안전 자산인 국채에 눈을 돌리는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널뛰기 장세에 멀미를 느낀 투자자들이 확실하게 미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국채를 주목하고 나선 것이다.

● 개인투자용 국채, 누적 청약금액 1조 원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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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국채 시장 대중화를 위해 올 6월부터 개인용 국채 발행을 시작했다. 개인용 국채를 판매하는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이달에도 12일부터 14일까지 개인용 국채 청약이 진행된다. 개인용 국채는 앞선 두 차례 청약에서 누적 7470억 원이 팔려 이번 청약에서 누적 판매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용 국채는 국가가 부도가 나지 않는 이상 원리금을 떼일 염려가 없다는 ‘안정성’과 더불어 가산금리 등 여러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번 청약에선 10년물의 경우 만기 보유 시 금리 3.405%(표면금리 3.185%, 가산금리 0.22%)를 적용받는다. 20년물은 만기 보유 시 3.505%(표면금리 3.085%, 가산금리 0.42%)다.

만기 보유 시 연 복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연평균 3.5% 금리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10년물 투자 시 41.1%, 20년물 투자 시 99.0% 수익률이 발생하는 셈이다. 또한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1인당 매입액 총 2억 원까지 14% 세율(지방세 포함 시 15.4%)로 분리과세가 적용돼 절세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용 국채를 ‘채권 사다리 전략’에 활용할 것을 권한다. 채권 사다리 전략은 주기적으로 채권을 매입해 10년 또는 20년 뒤 원하는 시점에 일정한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전략을 말한다. 예를 들어 20년 뒤 자녀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고자 하는 김 씨가 지금부터 4년간 매년 2, 8월에 20년물 국채를 연평균 금리 3.5%에 300만 원씩 사두면 20년 뒤 약 551만 원(세율 15.4% 적용)을 등록금 납입 시기마다 받게 된다.

하반기(7∼12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채권 투자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통상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은 올라가는 추세를 보인다. 고금리 상황에서 이미 발행한 기존 채권은 저금리 국면에서 새로 발행되는 채권에 비해 높은 금리가 적용돼 있기 때문에 가치가 올라간다.

다만 개인용 국채는 현행 국채법상 시장에서 거래가 불가능해 매매 차익을 얻을 수는 없다. 정부는 향후 개인용 국채 시장 규모가 커지면 개인 간 국채 거래를 열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개인투자자 채권 순매수, 2년 만에 8.2배

국채를 비롯해 우량 회사채 등에도 투자 수요가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의 채권 순매수는 장외시장 기준 2021년 4조5675억 원, 2022년 20조6113억 원에서 지난해 역대 최대인 37조5620억 원으로 불어났다. 올해도 상반기(1∼6월) 채권 판매액이 이미 23조1000억 원에 달해 지난해 기록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안정성’이라는 강점은 상승장에서는 약점이 될 수 있다. 상승장에서의 주가 상승률을 채권 수익률이 따라가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정재익 미래에셋증권 개인투자용국채팀장은 “개인용 국채는 중도 환매 시 불이익이 있을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며 “중도환매 시 월별 환매 가능 금액이 있고, 선착순 접수이기 때문에 항상 환매가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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