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월가 표지판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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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난주 급락에서 벗어나 안정을 되찾고 있는 미국 증시에 새로운 위협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12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월가의 대표적인 낙관론자인 펀드스트랫의 톰 리는 이란이 이번주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중동 리스크가 경제지표 발표로 분주한 이번주 증시에 가장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13일에 7월 생산자 물가지수(PPI), 14일에 7월 소비자 물가지수(CPI), 15일에 신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와 7월 소매판매 및 산업생산 등 중요한 경제지표 발표가 줄줄이 예정된 가운에 증시를 뒤흔들 최대 복병이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란은 지난달 31일 자국 수도 테헤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피살된데 대해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하고 보복을 예고한 상태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오는 15일 가자지구를 둘러싼 휴전 협상이 재개되기 전에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리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증시에 미칠 타격은 사건이 실제 발생하기 전에 미리 예측 모델을 통해 추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시장에 급격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란은 지난 4월에도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하자 이스라엘에 대한 전례 없는 드론 공격을 단행했다. 하지만 당시엔 이란이 사전에 공격을 충분히 경고해 이스라엘이 서방 국가들의 도움을 받아 폭격 대부분을 막아냈고 이 사건이 추가 충돌로 이어지지도 않아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그러나 현재 증시 상황은 지난 4월과 달리 취약하기 때문에 실제로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할 경우 시장이 받을 타격이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선 지난 1일부터 지난주 초반까지 글로벌 증시는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와 일본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라 급락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란 저금리의 일본 엔화를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을 말한다. 하지만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리면서 엔화가 급등하자 빌린 엔화를 갚기 위한 고수익 자산 매도세가 나타나며 글로벌 증시가 충격을 받았다.
미국 증시에서 8월은 휴가가 절정에 달하며 거래량이 급감하는 시기라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글로볼트 인베스트먼트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키스 뷰캐넌은 증시 거래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은 증시 반응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XM의 투자 애널리스트인 아킬레아스 게오골로풀로스는 12일 유가와 금값이 급등하면서 상품 트레이더들이 이미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9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4.2% 급등하며 80.06달러를 나타냈고 영국 브렌트유 9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3.3% 오른 82.3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금 12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30.60달러, 1.2% 오르며 2504달러로 마감했다.
글로볼트 인베스트먼트의 뷰캐넌도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가능성이 이미 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의 추가적인 반응은 공격의 강도와 이란의 보복이 더 폭넓은 충돌로 이어지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고 봤다.
그는 "시장은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파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 따른 파장이 투자자들이 예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커질 때만 시장의 반응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노스엔드 프라이빗 웰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알렉스 맥그래스는 마켓워치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가능성보다 이번주에 발표될 PPI와 CPI, 소매판매가 미국 증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S&P500지수는 1포인트 미만으로 미미하게 오르는 강보합에서 마감했고 나스닥지수는 0.2% 상승했다. 반면 다우존스지수는 0.4% 하락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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