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역내 NDF 전자거래 가능해진다… IPS외국환중개, 정부 인가 받고 시스템 준비 착수

딜링룸 이미지./DALLE

이르면 연내 서울 외환시장에 역내 원화 차액선물환(NDF·Non-Deliverable Forward) 전자거래 시스템이 도입된다. 그간 국내 외국환중개회사를 통한 역내 NDF 전자거래는 불가했는데, 앞으로는 가능해지는 것이다.

13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금융기관 간 외국환 매매 업무를 중개하는 ‘외국환중개회사’ 중 하나인 IPS외국환중개는 기획재정부 인가를 받고 국내 최초 역내 NDF 거래 시스템 운영을 준비 중이다. 기재부가 외환시장 개방을 확대하면서 국내 외국환중개회사가 NDF 전자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국내 외국환중개회사로는 서울외국환중개, 한국자금중개, KIDB자금중개, IPS외국환중개가 있다. 외국환중개회사는 금융기관이 외국환 거래를 할 때 해당 통화가 부족해지면, 기관별 거래를 통해 원하는 가격에 돈을 사거나 팔 수 있도록 중개해 주는 역할을 한다.

외국환 매매 종목 중 NDF는 만기에 계약원금을 주고받는 대신 계약한 선물환율과 만기 때 현물환율 간의 차액을 정산하는 선물환 계약을 말한다. 주로 역외(홍콩·싱가포르 등) 선물환 시장에서 계약을 체결하고 한 달 뒤에 결제가 되면서 차액만 계산돼 입금 혹은 출금되는 1개월물 거래로 이뤄진다.

그간에는 외환시장 운영 방침에 따라 전자거래 플랫폼을 통한 역내 NDF 거래는 할 수 없었다. 개장 시간이 끝난 후 중개사의 음성 거래(보이스 거래)를 통해서만 제한적으로 NDF 거래가 가능했다. 외환시장 참여자인 은행은 역외 중개회사 등을 이용해 거래할 경우 거래내역이 노출될 우려가 있는 데다, 국내에는 NDF 전자거래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중개회사의 수수료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음성거래로 NDF를 주문하는 딜러의 이미지./DALLE

정부는 ‘외환시장 선진화’를 추진하면서 NDF 거래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외국 금융 기관 입장에서는 원화 없이 달러화만으로 거래가 가능하고, 차액만을 결제해 부담이 적다. 이처럼 외국 금융기관의 원화 거래가 현물환이 아닌 선물환 시장에서만 집중되면 원·달러 환율 변동성에 대응하기 어렵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좀 달라졌다. 정부가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에 따라 외환거래 마감 시간을 오후 3시반에서 다음 날 새벽 2시까지 연장하면서 현물환 시장을 더 개방한 것이다. 또한 외국 금융기관의 국내 시장 직접 참여도 가능하게 되면서 형평성을 위해 역내 외환시장 참가자의 시장 접근성도 개선해 줘야 하는 상황이 됐다.

국내 주요 은행들은 딜러들이 남아 새벽 2시까지 외환거래를 해야 하는데, 야간 거래 물량이 주간 거래의 20% 수준에 머물러 유동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에 현물가격 변동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 선물 등으로 ‘포지션 헤지’를 할 수 있는 역내 NDF 전자거래를 허용해 달라는 업계 요구가 나왔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당국 요청에 따라 외환시장 야간거래를 하고 있지만, 지금처럼 NDF 전자거래를 하지 못하고 유동성을 늘릴 수 없다면 야간거래 수익성과 효율성은 더 떨어질 것”이라며 “외국 금융기관의 국내 외환거래 시장 접근성이 좋아진 만큼, 국내 금융기관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NDF 전자거래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환당국은 이러한 업계 요구를 반영해 주요 선도은행의 거래량이 줄어드는 야간거래 시간에도 국내 외국환중개회사를 통해 NDF 거래를 할 수 있도록 국내 외환중개사를 모집했다. 국내 외국환중개회사 중 IPS외국환중개가 지난달 당국 인가를 받아 연내 도입 목표로 NDF 거래 시스템 개발에 들어갔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국내 외국환중개회사가 NDF 전자거래 시스템을 만들면 (중개사)거래수수료 경쟁도 생기고, NDF 거래가 늘며 외환시장 규모도 함께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면서 “IPS외국환중개뿐만 아니라 다른 중개회사들도 관심을 보여 해당 분야 시장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영선 IPS외국환중개 부대표는 “역내 NDF 전자거래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개발사와 계약 후 개발하는 단계”라면서 “1·2차로 나눠서 운영을 시작할 예정인데 연내 1차 시스템 오픈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신혜 기자(shin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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