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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까지 확장된 남중국해 갈등…중국 전투기 위협에 필리핀 “자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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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스 대통령 “무모한 행위” 규탄

중국은 13~14일 군사훈련 예고

경향신문

공중에서 촬영한 스카버러 암초 일대. 2023년 9월 28일 촬영./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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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외교 당국이 중국이 남중국해 영공에서 자국 군용기를 위협한 것에 대해 외교적 항의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중국과 필리핀은 남중국해 위기를 관리하기로 합의했지만 갈등의 불씨는 영공까지 옮겨붙는 모양새이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에 밝힌 성명에서 전날 중국 전투기가 남중국해 스키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 상공을 순찰하던 자국 공군 비행기를 위협한 것은 “불합리하고 불법이며 무모한 행위”라고 규탄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성명에서 “아직 해상 상황 진정시키기를 시작하지 않았지만 영공의 불안정을 이미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르코스 대통령이 취임 후 중국 공군의 위협에 대해 항의한 것은 처음이다.

필리핀 정부는 중국에 진정을 촉구했다. 엔리케 마날로 필리핀 외교장관은 이날 중국에 외교적으로 공식 항의하겠다고 밝혔다. 길베르토 테오도로 국방부 장관은 “중국은 국제법을 준수하고 긴장을 완화하라는 국제사회의 호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필리핀군은 전날 스카버러 암초 일대를 정기 순찰하던 NC-212i 소형 수송기에 중국 공군 전투기가 접근해 섬광탄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중국 인민해방군 남부전구사령부는 같은 날 위챗에서 “지난 8일 필리핀 공군 NC-212i 항공기가 중국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황옌다오 영공에 불법 침입했다”고 주장했으며 필리핀군이 주장한 섬광탄 발사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과 필리핀은 지난달 21일 필리핀군의 남중국해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 물자 보급에 합의하며 갈등을 관리해 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양국이 합의 내용을 두고 진실공방을 벌이며 합의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다.

필리핀, 미국, 캐나다, 호주가 지난 7일 남중국해에서 해·공군 합동순찰을 벌이자 중국도 해·공군 순찰로 맞대응했다. 주말 사이 전투기 위협비행까지 벌어지면서 중국과 필리핀 간 합의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는 더욱 짙어지고 있다.

마닐라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 국제개발안보협력체(IDSC)의 체스터 카발자 회장은 “중국의 행동은 필리핀의 다국적 합동 훈련에 대한 ‘무력 과시’라며 “중국이 해상에서 채택한 회색지대 전술을 영공에서도 강화한다면 공중에서 ‘개싸움’을 보게 될 수도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중국은 오는 13∼14일 남부 광둥성 인근 남중국해 해역에서 군사 훈련을 한다고 공지했다. 훈련목적 등은 밝히지 않았다. 필리핀군은 다국적 합동순찰을 더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스카버러 암초는 중국과 필리핀이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을 벌여온 곳 중 하나이다.

중국은 2012년 스카버러 암초를 점거해 필리핀 등의 조업을 단속했으며 군사기지용 인공섬을 건설했다. 필리핀은 중국을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에 제소했다. PCA는 2016년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중국은 PCA의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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