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9일 평안북도 의주군의 수해 현장을 재차 방문한 조선중앙통신 사진에서, 전용열차 내부에 최신형 메르세데스-마이바흐 GLS 600 4MATIC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추정되는 차량이 포착됐다. 2024.08.12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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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극심한 수해 피해를 입은 평안북도 신의주시를 직접 찾아 현장 지도를 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란 듯이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급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이 10일 공개한 사진은 김 위원장이 지난 8~9일 의주군의 수해 현장을 재차 방문한 모습을 담고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전용 열차 한 칸의 문을 양옆으로 완전히 개방한 채 이곳을 무대삼아 수재민들 앞에서 연설했다.
이때 열차 문 뒤에 놓인 SUV가 카메라에 함께 포착됐다. 해당 모델은 한국에서 올해 4월 판매를 시작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GLS 600 4MATIC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추정됐다. 국내 가격이 2억 7900만원부터 시작하는 초고가의 신형 모델이다.
번호판에는 ‘7 27 1953’이라는 숫자가 적혀있었다. 북한이 6·25전쟁에서 미국에 맞서 싸워 이겼다고 주장하며 이른바 ‘전승절’로 기념하는 날짜다.
김정은 전용열차에 실린 신형 벤츠 SUV.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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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진이 공개된 뒤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유유히 피해가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앞서 안보리는 2017년부터 북한으로 운송수단 이전을 금지한 바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안보리 대북제재를 비웃듯 지난 1월에도 메르세데스-마이바흐 GLS 600을 타고 등장한 바 있다. 그리고 불과 반년 새 새로운 벤츠 SUV를 손에 넣은 것이다.
지난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년 만에 평양을 찾아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렸을 때도 공식 환영식에서 벤츠를 타고 화려한 카퍼레이드를 선보인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마이바흐 GLS 600 외에도 마이바흐 세단, 리무진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일본 도요타가 만든 고급 브랜드 렉서스 SUV도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4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탄 아우루스 차량(가운데)이 신형 토요타 랜드크루저로 보이는 경호차량의 호위를 받으며 대학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
심지어 김 위원장의 경호원들도 일본산 SUV를 이용한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지난해 2월 김 위원장이 국방성 직원들 간 체육경기 관람을 위해 공식 석상에 등장했을 때, 조선중앙TV의 화면에는 김 위원장의 경호원들이 흰색 SUV를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해당 차량은 일본 미쓰비시자동차의 SUV인 ‘파제로’로 추정됐다.
2022년 10월 유엔 안보리 산하의 대북제재위원회는 전문가패널 보고서에서 언론보도를 인용해 북한 관리들이 파제로를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 4월에는 김 위원장이 김일성 군사대학 등을 방문할 당시 차량 행렬 18대 가운데 6대가 토요타 랜드 크루저 300s 차량으로 확인됐다. 특히 랜드 크루저 모델은 2021년부터 생산된 모델로 대당 가격이 최소 1억 여 원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이 사랑하는 벤츠, 어떻게 북한으로 들어갔을까
김 위원장과 북한이 안보리 제재를 비웃으며 끊임없이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등 고급 차량을 북한으로 들이자자, 올해 초 벤츠사가 직접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지난 1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새 전용차로 보이는 벤츠 마이바흐 SUV가 조선중앙TV 화면에 잡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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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당시 벤츠사는 북한이 자사 차량을 이용하는 모습이 잇따라 공개되는 것과 관련해 “사업을 하는 모든 곳에서 규정을 준수하고, 윤리적 관행을 지키고자 하는 신념에 따라 북한과 같은 국가에서는 사업을 하지 않는다”면서 “이것이 북한 시장에 진출하지 않기로 수년 전에 결정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당사는 승인되지 않은 제3자 판매나 계약 지역 외에서의 제품 판매를 금지한다”며 협력업체가 대북제재를 위반할 시에는 관련 자체 규정에 따라 거래를 끊는 등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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