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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두고 필리핀 ‘정면승부’vs 베트남 ‘로키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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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필리핀 해양경비대와 베트남 해양경비대 소속 함정들이 지난 9일(현지시간) 필리핀 북부 바타안 해역 남중국해에서 첫 해상 합동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바타안 AFP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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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문제를 두고 필리핀과 베트남이 합동훈련을 통해 물대포 발사를 훈련하는 ‘위력 시위’를 벌였다.

1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필리핀 해경 ‘가브리엘라 실랑’함과 베트남 해경 ‘CSB 8002’함은 필리핀 북부 루손섬 마닐라만에 있는 코레히도르섬 서쪽 15㎞ 해상에서 합동훈련을 가졌다.

양국 해경함은 남중국해를 접하고 있는 이 해역에서 수색·구조, 화재·폭발 진화, 공중 감시 등을 연습했다. 특히 불이 붙은 배를 향해 양국 해경함이 함께 물대포를 발사해 불을 끄는 훈련을 벌였다.

필리핀 안보 전문가 체스터 카발자는 양국이 물대포 훈련을 통해 중국에 “조용하면서도 대담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인콰이어러에 말했다.

앞서 베트남 해경함은 지난 5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를 방문해 8일까지 양국 해경 간 교류 활동을 벌였다. 필리핀 해경은 이번 훈련이 양국 해경 간 상호 협력을 향상하기 위한 것으로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국 간에도 좋은 협력이 가능함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필리핀 해경함도 올해 말 답례로 베트남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중국과 대립하는 두 나라는 이달 말 판 반 장 베트남 국방장관이 필리핀을 방문하기로 하는 등 협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두고 ‘분열과 정복’ 전략을 쓰고 있다고 본다. 과거 춘추전국시대 당시 진나라가 쓰던 통일책이다. 다른 나라들의 합종연횡을 하나하나 차단한 뒤 차례대로 정복해 세를 불려가는 방식이다. 유럽연합(EU)의 중국산 전기차 고율관세 임시 부과에 대해서도 중국은 EU 회원국들 하나하나를 ‘각개격파’하는 방식으로 단일대오를 무너뜨리고자 애쓰고 있다.

필리핀은 중국과 수 차례 충돌했고 양측 간 끊임없는 설전이 오갔다. 반면 베트남은 중국과의 긴장을 완화하고자 대화를 선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필리핀은 동맹국인 미국을 비록해 호주, 일본과 군사 협력을 증진하고 있다. 반면 베트남은 비교적 조용히 지내고 있으며 이러한 사건들을 외부로 알리지 않고 있다. 베트남 특유의 ‘대나무 외교’ 기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나무 외교는 단단하면서도 유연하게 경제나 안보 실리를 위해 융통성 있는 태도를 보이자는 베트남의 외교 전략을 상징하는 표현이다. 최근 서거한 응우옌 푸 쫑 전 공산당 서기장이 2016년 “국가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서는 세계 지도자들의 관계를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 호찌민 주석이 좋아했던 대나무처럼 굳건하고 유연한 외교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언급한 뒤로 베트남 외교 정책의 키워드가 됐다.

류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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