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1 (토)

손태승 친인척 부정 대출에 고개 숙인 임종룡…"환골탈태 계기 삼을 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금감원, 현장검사서 적발…4년간 총 42건·616억 대출 취급
조병규 행장 "규정과 원칙 준수하지 않는 임직원, 무관용 원칙 적용"


더팩트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 우리은행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관련 법인이나 개인사업자에 최근 4년간 616억원 상당을 대출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이 "우리금융에 변함없는 신뢰를 가지고 계신 고객에게 절박한 심정으로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더팩트 D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우리은행이 4년간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대상 600억원 이상의 대출을 내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중 350억원 상당은 부정하게 취급된 대출이었다. 수백억원대 직원 횡령 사고에 이어 이어 전임 지주 회장 연루 부정대출까지 적발되면서 우리은행의 허술한 내부통제 시스템이 도마에 올랐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고개를 숙였다.

12일 금융감독원의 은행 대출 취급 적정성 관련 수시검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을 대상으로 총 616억원 규모의 42건 대출을 실행했다.

이중 11개 차주는 손 전 회장의 친인척이 전·현직 대표 또는 대주주로 등재된 사실이 있는 법인과 개인사업자로 총 454억원(23건)의 대출이 취급됐다. 여기에 원리금 대납사실 등 고려시 해당 친인척이 대출금의 실제 자금사용자로 의심되는 9개 차주 대상 162억원(19건)의 대출을 포함할 경우 총 616억원(42건) 규모로 늘어난다.

이는 손태승 전 회장의 재임 시기와 맞물린다. 손 전 회장은 우리금융지주 초대 회장으로 지난 2019년 1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임기를 지낸 바 있다.

금감원은 손태승 전 회장이 지주 및 은행에 지배력을 행사하기 이전 해당 친인척 관련 차주 대상 대출건은 5건(4억5000억원)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더욱 문제는 해당 대출건 중 28건(350억원 규모)의 경우 대출심사와 사후관리 과정에서 통상의 기준, 절차를 따르지 않고 부적정하게 이뤄진 점이라는 것이다.

또한 지난달 19일 기준 전체 대출 건 중 19건(269억원 상당)은 부실이 발생했거나 연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은 향후 엄정하게 제재 절차를 진행하고, 차주와 관련인의 위법 혐의에 대해 수사 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다.

더팩트

금감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을 대상으로 총 616억원 규모의 42건 대출을 실행했다. 특히 해당 대출건 중 28건(350억원 규모)의 경우 대출심사와 사후관리 과정에서 통상의 기준, 절차를 따르지 않고 부적정하게 이뤄졌다. /우리은행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앞서 수백억원대 직원 횡령 사태로 논란이 일었던 우리은행이 또 다시 내부통제 부실 도마에 오르자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재발방지를 약속하며 고개를 숙였다.

우리금융은 이날 아침 임종룡 회장 주재로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지주사 및 우리은행 전임원이 참석한 긴급 임원 회의를 열었다.

임종룡 회장은 "우리금융에 변함없는 신뢰를 가지고 계신 고객님께 절박한 심정으로 사과드린다"며 "부당한 지시, 잘못된 업무처리 관행, 기회주의적인 일부 직원들의 처신, 여전히 허점이 있는 내부통제시스템 등이 이번 사건의 원인이며, 이는 전적으로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을 이끌고 있는 저를 포함한 여기 경영진의 피할 수 없는 책임"이라고 말했다.

우선 그는 철저한 진상 조사를 약속했다.

임 회장은 "이번 사건과 연계된 수사 과정에 최대한 협조해 시장의 의구심이 있다면 사실에 입각해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며 "채권회수를 신속하게 철저히 집행함으로써 우리가 입어야 하는 손실을 최소화해 나가도록 관련 부서는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조치된 제도개선의 추진상황과 성과를 재점검하고, 예정된 추가 개선조치는 이른 시일 내에 마무리해야 한다"며 "감사부서는 이미 조치된 제재 외에 감독원 혹은 수사 과정에서 밝혀지는 추가 위규자에 대해서는 규정상 최대의 제재를 시행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임 회장은 올바른 기업문화 조성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 왔던 기업문화, 업무처리 관행, 상·하간의 관계, 내부통제 체계 등을 하나부터 열까지 되짚어보고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철저하게 바꾸어나가는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올바른 기업문화의 조성이 시스템 보완 및 제도개선보다 더욱 중요하다. 상사의 부당한 지시는 단호히 거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 같은 원칙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 직원을 조직이 철저히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조병규 우리은행장도 책임을 통감했다.

조 행장은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과거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인식하고 조치를 취해야 할 부분은 반드시 명확하게 규명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규정과 원칙을 준수하지 않는 임직원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기반한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통해 정도경영을 확고하게 다져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jsy@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