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전경. 세계일보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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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통 검찰총장들의 희비는 엇갈린다. 2년 임기를 무난히 마친 이가 있는가 하면 정권교체 등 격변에 휘말려 중도 낙마한 경우도 많다. 박근혜정부가 임명한 채동욱 총장은 일선 검사 시절 수사에서 보여준 발군의 능력 때문에 큰 기대를 모았지만 청와대·법무부와 갈등을 빚다가 취임 5개월 만에 물러났다. 김수남 총장과 김오수 총장은 전혀 다른 국정 철학을 가진 정부가 새로 들어서자 쫓겨나듯 사퇴했다. 임기를 채웠다고 해도 검찰 수장으로서 역량을 제대로 발휘했는지는 그와 별개 문제라고 하겠다.
국정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정권 초반에는 특수통 검사를 총장에 발탁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낄 법하다. 아무래도 지난 정부의 비리를 캐는 사정(司正) 수사가 가장 중요한 시기이니 말이다. 대통령 임기 후반부에는 어떤가. 이제 지난 정권은 끝났고 ‘우리 정부’ 사람들의 비위 의혹이 하나둘 불거질 시점이다. 그렇다면 인사권자로서는 수사보다 검찰 조직의 안정적 관리에 더 신경이 쓰이지 않을까. 여기서 ‘안정적 관리’란 자칫 정권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수사의 속도와 강도를 조절한다는 의미다.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심우정 법무부 차관이 11일 법무부 청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감을 밝히고 있다. 그는 법무부 형사기획과장·검찰과장과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내 대표적인 ‘기획통’ 검사로 꼽힌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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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심우정 법무부 차관을 새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박근혜정부 이후 내리 7명의 특수통 총장이 기용된 끝에 모처럼 등판한 ‘기획통’ 총장 후보자다. “큰 수사로 이름을 떨친 검사는 아니다”라는 어느 전직 검사장의 평가가 기획통 검사로서 심 후보자의 정체성을 잘 드러낸다. 검찰 역사를 돌아보면 수사 경험이 일천한 기획통 출신 중에도 총장으로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이가 적지 않다. 노무현정부 시절의 송광수 총장이 대표적이다. 심 후보자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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