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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아침엔 영양제, 유전자 검사로 건강관리…펫비즈니스 6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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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동물 시대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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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맞벌이를 하는 딩크족 손 모씨(37) 부부는 6살 된 포메라니안과 12살 된 시바견을 키우고 있다. 자녀는 없지만 둘을 자식처럼 아끼는 그의 부부가 한 달에 쓰는 반려견 전용 화장품, 영양제 값만 30만원대. 그는 "시바견은 노견인지라 배와 발바닥 등에 뿌리는 보습용 미스트와 치아 미백제를 주기적으로 쓰고 있다"며 "아침마다 유산균, 오메가3, 종합비타민을 먹이는 것은 기본"이라고 했다.

반려동물 양육인 1500만 시대에 화장품과 영양제는 더 이상 사람만을 위한 제품이 아니다. 개·고양이를 자식처럼 돌보는 인구가 많아지면서 이들의 피부 미용을 위한 전용 화장품과 속 건강을 지키는 영양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주인 없이도 반려동물을 태워 목적지로 데려다주는 반려동물 전용 택시 서비스도 활성화 중이다.

화장품 연구·개발 및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 코스맥스는 2021년 반려견용 팩을 처음 출시한 이래 지난해엔 별도 법인 코스맥스펫을 세워 반려동물 전용 화장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반려동물 털을 관리해주는 제품들의 인기가 특히 높다. 식물성 오일을 첨가한 샴푸나 비건 인증을 받은 샴푸도 있고 최근에는 보습 성분을 첨가한 반려견 전용 발 샴푸도 출시됐다. 몰티즈를 키우는 김 모씨(27)는 "지난겨울부터 강아지 모발 관리를 위해 전용 컨디셔너를 꾸준히 사용하고 있는데 확실히 털에 윤기가 생기고 탄력도 좋아졌다"며 "가격이 사람용 제품 못지않지만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늙어 가는 반려동물의 건강을 챙기는 영양제도 인기다. 지난해 기준 국내 노령견은 전체 반려견의 20%를 넘어섰고, 중장년층 반려견까지 범위를 넓히면 40%에 이른다.

열여덟 살 된 노령의 반려묘를 키우는 주부 김 모씨(53). 최근 반려묘의 소화력이 부쩍 약해지고 퇴행성 관절염까지 생기자 유산균과 관절 보조제를 사서 먹이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부터 배변을 못하고 다리를 쩔뚝대는 모습을 보는 게 마음에 쓰이더라"며 "영양제 가격이 한 달에 10만원이 넘지만 아깝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스트레스 관리용 영양제, 눈 건강용 영양제, 요로결석 방지용 영양제, 인지력 개선에 도움을 주는 영양제 등 다양한 종류의 영양제를 시중에서 구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반려동물 화장품, 영양제 시장이 아직 초기라고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2년 국내 반려동물 영양제 시장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224억원을 기록했으며, 2023년에는 10% 이상 성장한 250억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반려동물 화장품 시장 규모는 1500억~2000억원대(업계 추정)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반려동물 전용 돌봄 서비스도 늘고 있다. 반려동물 전용 택시 '그랫 펫택시'는 보호자 없이 반려동물만 단독으로 탑승이 가능한 택시 서비스다. 서울, 인천,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베테랑 기사가 반려인이 원하는 목적지까지 반려동물을 인도한다.

반려동물 헬스케어 기업 에이아이포펫은 인공지능에 기반한 반려동물 건강 관리 앱 '티티케어'를 선보였다. 사용자가 반려동물의 눈, 치아, 걸음걸이, 피부 등을 휴대폰으로 촬영하면 인공지능이 이를 분석해 건강 이상 여부를 알려준다. 최근에는 반려동물의 유전자를 검사해 질병에 걸릴 가능성 등을 예측해주는 서비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반려동물을 위한 장례 서비스 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보람상조는 지난해 8월 출시한 반려동물 전용 상조 상품 '스카이펫'의 원활한 서비스를 위한 펫장례식장 전국망을 구축했다. 스카이펫 서비스는 고객 요청에 따라 운구를 위해 직원이 집을 방문하고 보람상조의 전문 장례지도사가 직접 염습해 장례를 치른다.

반려동물 인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 관련 전문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펌'들도 생겼다. 반려동물 특화 로펌 청음의 반려동물 상담 건수는 2020년에는 70여 건에 불과했지만, 2021년 90여 건, 2022년 100여 건, 작년엔 130여 건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소송 제기 건수도 늘고 있다. 반려동물 전용 호텔 등에 맡긴 개·고양이가 사망할 경우 주인이 호텔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 경우 등이다.

소송 비용이 배상받을 수 있는 금액보다 커 예전에는 소송까지 가는 경우가 드물었지만 요즘 반려동물 주인들은 '가족이 억울한 죽음을 당했는데 비용이 문제냐'며 소송을 제기한다는 것이다. 반려동물 전문 로펌이라는 표현을 내세우진 않지만 반려동물 소송 전담 변호사를 두고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펌들도 하나둘 늘고 있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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