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저항세력, 이스라엘 보복 방안 논의 여부 불확실"…
미 관리 "이란, 하니예 암살 대응 방안 여전히 고심 중"
레바논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가 6일(현지시간) 베이루트에서 이스라엘 공습을 받아 숨진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의 추모 연설서 “어떤 결과가 되든 이스라엘에 보복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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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이란 동맹 세력이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와 헤즈볼라(레바논 무장정파) 주요 인사의 사망 배후를 이스라엘로 지목하고 보복을 예고하며 중동 전쟁 우려를 키우는 가운데, 헤즈볼라와 이란과 별개로 이스라엘을 먼저 공격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이하 현지시간)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가 이란보다 먼저 이스라엘을 공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헤즈볼라가 며칠 안에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국경을 맞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헤즈볼라는 전혀 예고 없이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과 헤즈볼라의 공격 방안이 현재 어떻게 조율되고 있는지 분명하지 않다"며 "일부 관리들 사이에서는 이란과 헤즈볼라의 대응 방안이 아주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공격과 관련 이란과 헤즈볼라 간 논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어, 헤즈볼라가 독자적으로 이스라엘을 먼저 공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 정부의 한 관계자는 CNN에 "이란은 여전히 이스라엘의 이스마일 하니예 하마스 정치지도자 암살에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 고심 중"이라며 "이스라엘 공격과 관련된 예상할 수 있는 절차 중 일부만 준비를 마쳤다"고 전했다.
카타르에서 열릴 장례식에 앞서 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추모 행렬 중 한 이란인이 그의 사진을 들고 있다.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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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골란고원 축구장 폭격 사태에 대한 보복으로 7월30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대한 공습을 감행해 헤즈볼라의 푸아드 슈크르 지휘관을 제거했고, 헤즈볼라는 이에 대해 보복을 예고했다. 다음날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하니예가 암살됐다.
이란은 즉각 암살의 배후를 이스라엘로 지목하며 하마스, 헤즈볼라 등 친이란 저항 세력과 함께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다짐했다. 이란과 친이란 세력의 보복 예고로 레바논에서 이란 세력과 이스라엘 간 전면전이 펼쳐질 거란 우려가 빠르게 퍼졌고, 미국 등 세계 각국은 레바논 내 자국민 철수 권고와 레바논행 항공편 운항 중단 등을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이란이 5일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시작할 거란 관측과 함께 이스라엘의 선제공격 가능성까지 제기됐지만 아직 이란과 친이란 세력, 이스라엘 등 누구도 이번 사태와 관련된 공격에 나섰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한편 이란 현지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이스라엘 공격을 자제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최근 하메네이 지도자를 만나 이스라엘을 공격하면 역내 원치 않는 전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와 함께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을 피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그는 이번 사태가 전면전으로 확산하면 이스라엘이 이란 내 인프라 등을 파괴하고 경제를 마비시킬 수 있고, 이란 정권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을 심화시켜 이것이 이란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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