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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구글은 독점기업' 판결에 WSJ "무슨 피해를 줬나" 두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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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 승리했다고 처벌하나?" 주장

연합뉴스

구글
[촬영 안 철 수] 2024.2.9, 서울 시내 한 구글 제품 팝업스토어 매장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미국 연방법원이 구글을 독점기업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한 데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구글을 편들고 나섰다.

소비자에게 피해를 준 것도 없는데 검색엔진이 뛰어나다는 이유로 불법 독점기업이 돼 버렸다는 것이다.

WSJ은 7일(이하 현지시간) 오피니언 기사에서 이번 주 워싱턴DC 연방법원 아미트 메흐타 판사는 구글이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독점 금지법을 위반했다는 판결을 했다면서 이는 앞뒤가 안 맞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번 판결에서 법원은 "구글이 스마트폰 웹 브라우저에서 자사의 검색 엔진을 기본값으로 설정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한 것"이 반독점법인 셔먼법 2조 위반이라고 봤다.

이렇게 돈을 지불함으로써 다른 경쟁업체가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WSJ은 구글의 독점이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판사가 밝혔듯이 구글은 우연히 시장 지배력을 확보한 것이 아니며 수천 명의 고도로 숙련된 엔지니어를 고용하고 지속적으로 혁신하면서 현명하게 사업 판단을 내렸기에 오늘처럼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업계 최고 품질의 검색 엔진이 탄생했고, 구글은 매일 수억 명의 사용자로부터 신뢰를 얻었는데 이를 근거로 독점기업으로 판단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을 폈다.

판결은 구글이 자기네 검색엔진을 기본으로 탑재하기 위해 광고 수익 일부를 애플이나 모질라 등에 지급함으로써 잠재적인 스타트업이나 경쟁사로 볼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어렵게 만들었다고 적시했지만 사용자가 원한다면 다른 검색 엔진으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에 독점의 폐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WSJ은 강조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도 빙(Bing)을 기본 검색엔진으로 설정하기 위해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품질이 안 좋아 성공하지 못했는데, 구글이 좋은 품질에 힘입어 성공했다고 해서 독점기업이 되는 것은 이상한 논리라고 주장했다.

WSJ은 구글이 검색 지배력을 활용해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검색 품질과 광고 타겟팅을 개선하는 데 사용하는 것은 구글의 검색 경쟁사에 좋지 않은 일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도 독점금지법은 시장에서 승리한 기업을 처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독점기업이 시장지배력을 활용해 가격을 올리거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는 것이 이 법의 취지인데 이 판결에서 구글이 소비자들에게 어떤 피해를 줬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이번에 구글의 반독점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만 판결하고, 구체적인 처벌 등에 대해서는 오는 9월 청문회 등을 거친 뒤 판결할 예정이다.

구글은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소송이 마무리될 즈음에는 기술과 검색 시장의 발전으로 인해 이 사안이 무의미해질 수도 있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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