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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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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국, 나가사키에 “이스라엘 왜 빼냐” 반발···피폭 피해자 단체 “전쟁국, 핵무장 국가”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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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6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원폭 투하 79주년 평화기념식에서 각국 대표들이 헌화하고 있다. 지지AFP연합뉴스


일본 나가사키가 오는 9일 원폭 피해 추모를 겸하는 평화기념식에 이스라엘은 초청하지 않기로 결정해 논란이다.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는 즉각 반발했지만, 일본 내에선 원폭 피해자 단체를 중심으로 전쟁 당사국이자 핵무장 국가를 배제하는 게 타당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마이니치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영국·프랑스·이탈리아·호주·캐나다 등 주일 대사들은 나가사키 평화기념식에 불참할 의향을 잇달아 밝혔다. 이매뉴얼 람 주일 미국 대사도 참석을 보류했다.

나가사키가 최근 우크라이나 침략국인 러시아, 동맹국인 벨라루스와 함께 이스라엘을 초청하기 않기로 결정한 데 따른 조치다. 줄리아 롱바텀 주일 영국 대사는 “자국을 지킬 권리를 행사하는 이스라엘이 러시아나 벨라루스와 같은 취급을 받는 데 대해 염려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주요 7개국(G7) 중 일본을 제외한 6개국과 유럽연합(EU) 주일 대사가 지난달 19일 일찌감치 스즈키 시로 나가사키 시장을 향해 이스라엘 배제를 우려하는 서한을 보낸 사실도 확인됐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나가사키시는 지난 6월 일찌감치 이스라엘 초청 여부를 잠정 보류했다. 스즈키 시장은 7월 길라드 코헨 주일 이스라엘 대사에게 “피폭 지역 (나가사키) 시민들이 마음 아파하고 있다”며 휴전을 요청했다. 이후 나가사키시는 7월 말, 가자 지구 전쟁이 지속 중인 것을 고려해 이스라엘 배제를 최종 결정했다.

이스라엘에 저항감을 가진 일본 내 피폭자의 존재가 이같은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다나카 시게미츠 나가사키 원폭피해자협의회 회장은 “(이스라엘은) 전쟁 중인 국가이자 핵무기를 휘두르는 나라이기 때문에 초청하지 말라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국 등 서방 국가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나왔다. 국제정치 전공자인 미마키 세이코 도시샤대 부교수는 아사히에 “원폭 투하 당사자인 미국의 대사가 (원폭 추모 행사에) 불참하는 것은 이상하다”며 “(팔레스타인) 시민에 대한 대량 살육이 이어지는 가운데, 러시아는 비판하고 이스라엘은 옹호한다는 미국과 영국의 이중적 기준이 여기에서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스즈키 시장은 서방 대사들의 집단 반발에도 이스라엘을 배제 방침에 “변경은 없다”고 말했다고 이날 NHK는 전했다.

앞서 일본 내 또다른 원폭 피해 지역인 히로시마는 지난 6일 원폭 피해를 추모하는 평화기념식을 개최하면서 이스라엘은 초대하고 팔레스타인을 초대하지 않았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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