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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증시 요동에 깊어진 고심…민주당 '금투세 완화'로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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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금투세 폐지 반대'는 명확…한동훈에 "물타기"

다만 '예정대로 시행하되 완화'…양극 의견 수렴 움직임

공식 입장은 전당대회 이후 나올 듯…여야 토론 성사여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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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 영향으로 6% 넘게 급락하면서 코스피 코스닥 모두 사이드카가 발동된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류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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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에 국내 증시가 요동치며 패닉에 빠지자 정부·여당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밀어붙이며 더불어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은 금투세 폐지에는 반대하지만 그대로 시행하기보다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당의 공식 입장은 8·18 전당대회 이후 차기 당 대표가 선출되면 의원총회 등 절차를 밟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예정대로 시행하되 완화'…양극 의견 '수렴' 움직임

7일 민주당은 증시 폭락 사태에 당초 예정했던 금투세 관련 토론회를 연기하고 최고위원회의를 '비상경제 점검회의'로 대체했다. 관련해 원내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투자자들이 불안해하는 시기에 금투세 얘기를 하는 건 더 혼란을 불러올 수 있어서 토론을 연기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여당의 주장에 대해서는 "일반 투자자에게 영향이 없는 금투세를 폐지하자는 주장은 전형적인 포퓰리즘으로 국민을 속이는 행위"라고 날선 비판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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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태년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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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세 관련 당내 토론은 미뤄졌지만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물밑에서 금투세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 차장 출신인 임광현 원내부대표는 금투세 기본 공제액을 5천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하고, 예정대로 내년 1월 1일 시행하는 내용의 법안을 준비 중이다. 그동안 당내에선 금투세와 관련해 '유예 또는 완화'와 '원래대로 시행' 두 가지 주장이 맞붙었는데, 당선이 유력한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전자에 재차 힘을 실으며 점차 당의 입장이 정리돼 가는 분위기다.

당 대표 출마 선언 때부터 "금투세 (시행) 시기를 고민해야 한다"고 밝힌 이 후보는 대표 후보자 토론회마다 금투세 유예 또는 완화 메시지를 냈다. 이 후보는 지난달 24일 KBS가 주관한 토론회에선 "주가조작 문제와 한반도 위기 등으로 우리나라만 주가가 떨어져 개미 투자자들의 손해가 큰데 금투세를 상당 기간 미루는 걸 포함해 면세(지)점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일 SBS 주관 토론회에선 "주식시장은 꿈을 먹고 사는데 5천만원까지 과세하는 문제에 대해 많은 분이 저항한다"고 지적했다. 최근엔 시행 시점 유예보단 과세 기준 완화에 방점을 찍은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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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6일 서울 양천구 SBS 목동스튜디오에서 방송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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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준 정책위의장은 금투세를 원래대로 내년 1월 1일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아 왔지만 이날 법안의 '보완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이날 비상경제 점검회의에서 "정부·여당에 주식 투자자의 1%에 불과한 초거대 주식 부자들의 금투세를 폐지하면 내수경제 살아나느냐고 묻고 싶다"며 금투세 도입 기조를 유지했다. 다만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과의 상견례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금투세와 관련해 개인적 소신은 국민 우려가 있는 사안에 대해 보완하더라도 시행은 예정대로 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시행 시기에 대해서는 양보하기 어렵지만, 보완은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비친 셈이다.

공식 입장은 전당대회 이후…여야 토론 '성사'될까

다만 금투세에 대한 당의 공식 입장은 전당대회가 끝나면 나올 예정이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진 정책위의장이 당의 입장을 모두 결정하는 건 아니다"라며 "금투세와 관련 현재 당에서 여러 부분이 논란이 됐고 유력한 당 대표 후보도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에 논의는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지도부 관계자도 "미리 결론을 내서 신임 당 대표에게 얘기하는 건 불편하지 않겠느냐. 금투세 토론을 연기하고 더 유연하게 논의할 생각인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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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왼쪽 두번째)가 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임이자 의원 주최로 열린 '노동약자 지원과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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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당 대표 선출에 앞서 여야 대표직 간 금투세 관련 토론이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날 민주당의 금투세 토론 연기 소식을 접하고 국민의힘과의 토론을 제안했다. 그러자 민주당 임광현 원내부대표가 "한 대표가 경제정책 무능의 책임을 금투세에 돌리는 것을 보고 실망했다"며 "한 대표가 직접 나와 토론회 하자"고 맞불을 질렀다. 이에 한 대표는 이날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이라도 상관없으니 저와 금투세 폐지 민생 토론을 하자"고 재차 제안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박 직무대행이 응할 마음은 있지만 우선 과제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금투세 완화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폐지에는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의 금투세 폐지 입장이 '물타기'라고 맹비난했다. 박 직무대행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주식시장이 어려운 게 금투세 때문이냐. 검찰이 주가조작 등에 대해 아무런 수사를 하지 않는데 금투세만 얘기하는 건 상황을 다른 쪽에 돌리자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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