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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만원 中로봇청소기, 13분 만에 완판"…안방 뺏긴 삼성·LG의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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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그래픽 = 윤선정 디자인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국이 점유하고 있는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성능을 대폭 강화한 제품으로 로보락, 에코백스 등 중국 브랜드가 80%를 점유하고 있는 안방을 되찾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달 중순 이후 출시가 예정된 로봇청소기 '로보킹 AI 올인원'의 막바지 일정 조율 중이다. 먼지 흡입과 물걸레 청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올인원(일체형) 제품으로, 최고 수준의 흡입력과 위생 관리, 호환 성능을 갖췄다. LG전자는 지난 4월 상표명 출원과 전파인증 적합성 평가 등 절차를 마무리했으나, 성능을 높여야 한다는 내부 판단이 반영되면서 출시 일정이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의 신제품 출시 후 국내 양사와 중국 로봇청소기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은 '중국판'으로, 로보락과 에코백스, 드리미 등 3대 중국 업체의 점유율이 80%가 넘는다. 로보락은 150만원대 이상 플래그십(고급형) 모델 시장에서 단독으로 65.7%의 점유율(올해 상반기 기준)을 기록했는데, 나머지 업체의 점유율을 모두 합쳐도 로보락 한 곳에 못 미친다.

중국 로봇청소기의 최대 장점은 강력한 성능이다. 로보락의 플래그십 모델 '로보락 S8 맥스V 울트라'나 드리미의 'X40 울트라'의 경우 흡입력이 국내 제품보다 높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여기에 모서리 인식 기능이나 청소용 물 자동 교체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을 대거 추가했다. 국내 수리 서비스 지점을 총 352곳으로 확대하는 등(로보락) 약점으로 지목되던 AS(사후서비스)도 강화했다.

다른 가전처럼 '가성비 경쟁'이 통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이 때문이다. 로보락의 'S8 맥스V 울트라'의 가격은 184만원으로 삼성 비스포크 AI 스팀(179만원)보다 비싸지만, 온수 세척과 셀프 클리닝, 자동 물채움 기능 등 성능을 앞세워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6월 드리미가 출시한 'X40 울트라'는 최대 191만원의 가격에도 업계 최고의 흡입력(1만 2000파스칼)으로 13분 만에 완판됐다.

우리 로봇청소기의 가장 큰 장점은 소프트웨어 성능이다. 스마트싱스나 웹 OS 등 독자 플랫폼을 사용한 편리한 제어와 강력한 연결성은 중국 브랜드가 갖추지 못한 특징이다. 독자 플랫폼을 활용하면 탄소 배출량과 에너지를 절감하거나, 세탁기나 의류 스타일러, 냉장고 등 다른 가전제품과의 연동도 손쉽다.

보안 기능도 국내 브랜드의 장점이다. 카메라를 탑재하고 집 안 곳곳을 돌아다니는 로봇청소기 특성상 강력한 보안 성능이 요구되는데, 중국 브랜드는 이 부분에서 취약하다. 삼성전자는 자체 보안 플랫폼인 녹스를, LG전자도 신제품에 표준 보안개발 프로세스(LG SDL)을 적용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칩셋과 운영체제, 사용 애플리케이션까지 모든 단계에서 강력한 보안을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TV나 세탁기, 에어컨 등 주요 가전과 달리 로봇청소기는 국내 기업이 되레 도전자 입장"이라며 "AS나 가격 등 국내 브랜드의 강점을 중국 브랜드가 흡수하고 있기 때문에, AI(인공지능)나 플랫폼 등 독자 성능을 부각해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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