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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하나회' 이어 '여의도 대통령'…거세지는 '李 겨냥' 김두관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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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호남서 두 자릿수 득표율로 선전
누적 李 86.97%, 金 11.49%
李 사법리스크 노린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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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국당원대회 레이스가 막바지에 돌입했다. 이재명 당대표 후보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분위기지만 '대항마' 김두관 후보의 막판 스퍼트도 심상찮은 분위기다. 6일 SBS 주관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 참석한 김지수 후보와 김두관 후보, 이재명 후보(왼쪽부터). /이재명 당대표 후보 캠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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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국당원대회 레이스가 막바지에 돌입했다. 이재명 당대표 후보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분위기지만 '대항마' 김두관 후보의 막판 스퍼트도 심상찮은 분위기다. '이재명 일극체제'를 비판하던 김 후보는 호남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얻으며 선전하고 있다. 당권과는 거리가 멀어졌지만 김 후보가 향후 당내 새로운 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10일 경기, 11일 대전·세종, 17일 서울 순회 합동연설회를 거쳐 18일 전국당원대회를 열고 당대표 1인과 최고위원 5인을 최종 선출한다. 권리당원 56%와 대의원 14%, 국민 여론조사 30% 비율로 반영된다.

호남 지역까지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를 치른 결과 이재명 후보는 누적득표율 86.97%를 기록했다. 경쟁자인 김두관 후보는 11.49% 기록했는데 제주와 경남을 제외하곤 줄곧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며 고전하다 광주와 전남에서 각각 14.56%, 15.66%로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 정치적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PK(부산·울산·경남)보다도 호남에서 더욱 선전한 셈이다.

총선 압승 이후 이 후보의 당 장악력이 더욱 거세져 2년 전 전당대회 때 자신이 기록한 77.77%의 득표율을 가볍게 넘기고 90%를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호남을 기점으로 김 후보가 예상외의 선전을 하면서 90% 수성이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후보 측에선 이 후보의 독주를 막기 위한 당원들의 견제 심리가 발동한 것으로 해석한다. 김 후보 측은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전국적으로는 권리당원 투표율이 30%를 상회했지만 호남에선 25% 이하로 폭락했다. 김 후보의 지지도가 호남에서 15%에 육박했는데 묶어보면 김 후보에 대한 격려의 의미도 있겠으나 이 후보와 강성 지지층 중심의 일방적 당 운영에 대한 경고라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지지율 상승세에 힘입어 김 후보는 '반이재명' 정서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부산 합동연설회에서 이 후보의 강성 지지층을 뜻하는 '개딸'을 공개 언급해 최고위원 후보들과 마찰도 생겼지만 이같은 강한 발언이 지지세 확장의 모멘텀이 됐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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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상승세에 힘입어 김 후보는 '반이재명' 정서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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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김 후보는 당 대의원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친명 인사들이 모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혁신회의)를 전두환 정권 시절의 '하나회'에 빗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우리 당의 운명은 혁신회의가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강성 원외 인사들의 조직이었던 혁신회의가 당내 최대 계파가 된 계기는 공천이다. '친명횡재 비명횡사'라는 말이 나온 이유다. 이런 행태는 군 사조직이었던 하나회를 연상시킬 정도"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어 김 후보는 "자신들에 유리한 방향으로 당헌을 수시로 바꾸고, 사조직이라 할 계파가 전국의 조직을 압도하는 지금의 행태는 민주당 역사상 최초다. 이재명 후보 한 사람이 전부를 상징하는 민주당은 절대로 외연을 확장할 수 없다. 그 결론은 결국 패배"라며 대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혁신회의는"혁신회의를 군부쿠데타 세력으로 빗댄 것은 단순히 혁신회의에 대한 모독을 넘어 지금껏 당원들의 기대와 열망으로 이뤄내고 있는 정치혁신과 자랑스러운 민주당의 역사를 모욕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당내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김 후보는 6일 SBS 주관으로 진행된 당대표 경선 4차 토론회에선 이 후보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에 빗대기도 했다. 그는 "사람들은 흔히 김대중과 노무현의 길을 가면 대선에 승리할 수 있고, 이회창의 길을 가면 '여의도 골목대장'으로 그친다고 이야기한다"며 "이 후보의 당내 인사라든지 리더십이 김대중·노무현의 길과 거리가 멀다고 평가하는 분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가 이 전 총재와 같은 행보를 보여 결국 대선에선 패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 후보를 향한 김 후보의 비판적 태도는 향후 당 권력구도 재편을 노린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 후보가 사법리스크로 어려움에 처할 때를 대비해 당내 새로운 세력을 구축하기 위한 준비작업이라는 것이다. 최수영 시사평론가는 통화에서 "만에 하나 이 후보의 리더십이 (사법리스크 등으로 인해) 흔들릴 경우 그것을 수용할 수 있는 사람은 김 후보 같은 사람들이 되지 않겠나. 대척점에 있는 이미지를 남기면서 차후를 도모하는 전략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당 관계자는 강성 당원의 영향력이 한층 세진 현재 상황에서 김 후보가 이들의 정서를 건드린 이상 새 구심점으로 떠 오르긴 어렵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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