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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하마스 1인자 오른 신와르 이 남자에 중동 향방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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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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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을 필두로 하는 소위 '저항의 축'과 이스라엘 간 군사적 충돌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쏟아지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동 정상들에게 시급한 휴전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이날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야히아 신와르가 하마스의 최고 의사결정기구 슈라위원회 위원 50명 만장일치로 최고 정치 지도자인 정치국장에 선출됐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신와르의 행보가 중동 분쟁 양상을 결정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차례로 통화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두 정상이 가자전쟁의 즉각적인 휴전, 인질 석방 등 중동 역내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중단됐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은 지난 3일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재개됐다. 이스라엘 정보당국자들로 구성된 협상단이 이집트 실무자들과 협의하고 있다. 안건은 지난 협상에서 타결에 걸림돌이 됐던 필라델피 회랑 지역 군 주둔 문제 등이다.

앞서 마무리 단계에 있던 휴전 협상은 지난달 31일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최고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를 이란 수도에서 암살하면서 전면 중단됐다.

미국은 협상 향방이 이날 하마스 최고 정치 지도자로 선출된 신와르의 의중에 따라 갈린다며 압박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호주와의 외교·국방장관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신와르가 하마스 수장으로 선출된 데 대해 "도움이 절실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분명히 도울 휴전을 추진할지에 대한 결정은 진실로 그에게 달려 있다"며 "지금은 결정적인 순간"이라고 말했다.

신와르가 수장이 된 데 따른 하마스의 외교적 변화는 제한적일 수 있다. 신와르는 가자지구 지도자로서 내치를 담당했지만, 하니야는 외교 영역인 휴전 협상을 그에게 맡겼다. 신와르가 2011년 이스라엘에 굴욕을 선사한 수감자·인질 '1000대1 교환'을 성사시킨 협상의 달인이기 때문이다. 이날 블링컨 장관 역시 "그는 이미 휴전 협상 타결과 관련해 주요 결정권자였다"고 언급했다.

다만 신와르가 새 지도자로서 리더십을 보이기 위해 무리수를 둘 수도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가자지구를 이끈 무자비한 신와르를 하마스는 정치국장으로 선택했다"며 "이스라엘 입장에선 도발적인 조치로 풀이될 수 있고, 교착 상태에 빠진 휴전·인질 석방 협상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신와르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기획한 인물이다.

가자지구의 재앙적인 상황을 신와르가 고려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스라엘이 예상보다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가자지구 사상자 규모가 유례없이 커진 데다 기근과 질병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미국 CNN방송은 신와르에 대한 가자 주민들의 무조건적인 지지가 흔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와르가 휴전 협상에 드라이브를 걸면 최고조에 도달한 중동 역내 긴장은 극적으로 완화될 수 있다. '저항의 축'을 이끌고 있는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해야만 하는 이유가 일부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란은 이스라엘 공격을 검토하는 명분으로 '하니야 암살'을 들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은 신와르를 계속 추적해 사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날 엑스(X)에 신와르를 테러리스트로 칭하면서 "그를 하루빨리 제거하고, 사악한 조직(하마스)을 지구상에서 없애야 한다"고 적었다.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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