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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검찰과 법무부

[연합시론] '50억클럽' 검찰 추가 기소, 늑장수사 아니라 할수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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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검찰청사[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른바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권순일 전 대법관과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는 7일 권 전 대법관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홍 회장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각각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관련 수사에 착수한 지 2년 11개월 만이다. 이로써 대장동 개발업자들로부터 법조·언론계 유력 인사들이 로비 명목으로 거액을 받거나 약속받았다는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6명 가운데 검찰 출신 곽상도 전 의원과 박영수 전 특별검사에 이어 총 4명이 재판을 받게 됐다.

검찰에 따르면 권 전 대법관은 변호사 등록 없이 대장동 개발업자 김만배 씨가 대주주로 있는 화천대유의 자산관리 고문으로 있으면서 법률 자문 활동을 한 혐의다. 그는 재직기간 1억5천만원의 고문료를 받았다. 전직 대법관이 법을 어기면서 민간 개발업자로부터 돈을 받고 변호사 활동을 한 셈이다. 홍 전 회장은 김씨한테 배우자와 아들 명의로 50억원을 빌린 후 이를 원금만 갚았는데, 검찰은 면제받은 약정 이자 1천454만원을 김씨로부터 수수한 금품으로 판단했다.

권 전 대법관은 이른바 '재판거래 의혹'에도 연루돼 있는데 이날 기소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는 대법관 재직 당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에서 대법원이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 취지로 환송할 때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뒤 권 전 대법관이 대법 판결을 전후해 집무실에서 김만배 씨를 여러 차례 만난 사실과 퇴임 후 화천대유 고문으로 영입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관련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이 의혹 수사와 관련해 지금껏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의혹과 관련해 권 전 대법관이 뇌물수수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 것은 2021년 9월이다. 검찰은 같은 해 말 권 전 대법관을 비공개 소환한 후 지난달 31일에야 다시 불러 조사한 뒤 결국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만 기소를 한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법원이 검찰의 압수수색영장을 두차례나 기각한 영향도 있겠지만 3년 가까이 수사한 결과치고는 초라한 성적표다. 검찰 관계자는 "혐의가 입증된 부분을 추가로 기소했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도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50억 클럽 의혹 연루 인사에는 기소된 4명 이외에 김수남 전 검찰총장과 검찰 출신의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포함됐는데 이들은 한차례 서면조사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에 대해 무혐의로 판단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검찰은 이번 수사에서 '제 식구 감싸기'만 하고 미적댔다는 지적을 적잖게 받았다. 특히 정치권에서 '50억 클럽 특검법'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떠밀린 듯 수사에 속도를 낸 측면이 있다. 검찰은 앞으로 법과 원칙에 따라 좌고우면하지 않고 신속하게 수사했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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