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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교권 추락

방학 중 교원 ‘골프연수’ 이유는? “골프 수업 있어서” “동아리, 체험활동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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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일러스트 김상민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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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3 필드에서 다양한 오르막내리막 샷 하기’ ‘퍼블릭필드 실전에서 트러블샷의 방향과 거리 확인’ ‘파3 필드에서 정확한 어프로치와 칩샷의 스윙하기 거리확인’.

지난 5일부터 경남교육청 교육연수원에서 실시 중인 ‘숏게임 및 필드레슨과정’ 연수 프로그램의 일부분이다. 이 연수에는 전국 초·중등 교원 36명이 참석하며 하루 4시간씩 닷새간 중·상급 골프 연수 과정을 이수한다.

올 여름방학 기간 교원을 대상으로 한 특수분야 직무연수의 일환으로 경남·경북·대구교육청에서 골프 연수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여름방학 기간에도 강원교육청 등에서 교원 대상 골프 연수가 열렸다. 연수 비용 중 절반 이상이 자비 부담인 데다 실제 골프를 가르쳐야 하는 교원도 있다는 입장과 공적 비용의 보조가 들어가고 휴식 목적의 외유성 연수 아니냐는 지적이 맞선다.

골프 연수를 운영하는 각 시도 교육청에선 골프 연수를 원하는 교원들의 수요가 있고 관련 규정상 골프 연수 개설이 문제가 없다고 본다. 경남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6일 “교원 연수의 대전제가 다양한 주제의 연수 과목을 개설하는 것이고, 골프 연수를 열어달라는 교원들의 요청도 많은 편”이라고 했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7일 “체육교과과정에 골프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교사가 골프 연수를 받는 게)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했다.

교육청의 설명에도 교원들 사이에서는 골프 연수를 둘러싼 뒷말이 매해 나온다. 경남의 한 초등 교원은 “골프와 같은 연수가 논란이 되면 방학 연수 과목의 범위와 자율성이 축소될 우려가 있다는데 굳이 왜 논란을 자처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수도권의 한 초등 교원도 “골프 연수도 운영하기 나름이겠지만 학생들에게 골프를 가르치기 위해 연수를 듣는다는 건 설득력이 떨어지지 않나 싶다”고 했다.

연수 모집 대상이 ‘전체 교원’인 점도 논쟁이 된 지점이다. 경남교육청이 올해 7~8월 진행 중인 ‘2024학년도 전국 교사를 위한 골프지도자 과정 실기연수’는 유치원과 초·중등 교원을 대상으로 연수자를 선발했다. 체육교과 담당이 아닌 교사도 골프 연수에 참여가 가능하다. 경남교육청 관계자는 “창의적 체험활동이나 골프 동아리 담당 교사도 있기 때문에 참여 자격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고 했다.

교육부 지침에 따라 각 교육청은 골프 연수에 참가 자격을 심사한다. 시도 교육청의 특수분야 연수 지침을 보면 ‘골프, 바리스타 등 취미 활동이나 단순 체험활동 등 오락 중심 연수는 대상자와 연수 내용의 직무 관련성, 학교현장 적용 가능성 등을 엄격히 심사해 제한적으로 승인할 것’을 요구한다.

특수분야 직무연수가 일부 민간기관의 수익사업이 되면서 치열해진 경쟁으로 오락성 연수가 확대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특수분야 직무연수는 교육청이 직접 운영하지 않고 교육감이 지정한 기관에서 진행하는 연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계자는 “교사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연수를 유치해 수익을 내려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논란의 소지가 있는 연수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는 지점을 봐야한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선에 자율성을 주는 방향으로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며 “문제가 드러나지 않으면 정부 지침에 따라 잘 진행하고 있다고 보고 개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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