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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38도' 온실 속 말라버린 이파리…"내년 열매 어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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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햇볕에 말라버린 이파리


"이파리가 이렇게 말라버리니…내년에 열매 맺을 일이 제일 걱정이죠."

울산에 18일째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6일 오후 2시, 북구 중산동의 한 비닐하우스 농원 내부 온도가 38도를 가리켰습니다.

이날 울산의 낮 최고기온(32.7도)보다 5도가량 높았습니다.

이곳에서 5년째 블루베리를 재배하고 있는 안 모(59)씨가 걱정스레 작물을 살피다 블루베리 잎 하나를 내밀어 보였습니다.

불에 데기라도 한 듯 누렇게 말라비틀어진 모양새였습니다.

자세히 보니 비슷한 모양의 잎들이 하우스 군데군데에 힘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습니다.

농원에 가득한 블루베리 줄기 10개 중 3∼4개는 이런 이파리를 달고 있는 듯했습니다.

푸릇해야 할 이파리가 타들어간 것 같은 모양새로 변한 것은 연일 지속되는 무더위 탓입니다.

온도를 낮추기 위해 천장에 선풍기를 3대나 가동하고 물 주는 횟수도 늘렸습니다.

하지만 뜨거운 햇볕으로부터 작물을 온전히 보호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평생 농사일을 해왔다는 안 씨는 "워낙 더운 탓에 식물이 물을 빨아들이는 속도보다 증발하는 속도가 더 빠른 상황"이라며 "블루베리 재배를 시작한 지 5년 만에 이렇게 잎이 마른 적은 처음인 것 같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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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이파리 살피는 농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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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잎들이 말라버리자 내년에 맺을 열매가 안 씨의 가장 큰 걱정거리입니다.

이파리가 말라버린 면적 만큼 광합성을 못해 에너지 비축량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그는 "광합성을 잘 못하면 열매 개수가 적어질뿐더러 크기 자체도 작아질 수밖에 없다"며 "1년에 보통 500㎏ 정도는 수확하는데 내년에는 얼마나 줄어들지 감도 안 잡힌다"고 고개를 저었습니다.

안 씨는 "병충해가 아닌 만큼 방제는 못 하지만 자식 같은 작물들이 걱정돼 수시로 와서 들여다 보곤 한다"면서도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상황이라 날이 조금이라도 빨리 풀리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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