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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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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美 침체 공포·엔 캐리 청산에, 2년 만에 '최악의 날'…나스닥 3.43%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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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용지표發 침체 공포 지속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도 악재

美 서비스업 PMI 호조에 낙폭 축소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美 침체 아냐"

제레미 시겔은 '긴급 금리 인하' 촉구

미국발(發) 경기 침체 우려로 '패닉셀(공포에 따른 투매)'이 아시아 증시를 덮친 데 이어 미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5일(현지시간) 일제히 급락세로 마감했다. 7월 고용 보고서 쇼크로 인한 침체 공포에 더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인한 글로벌 자금 이탈로 증시가 미끄러진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긴급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미 경제는 여전히 견조하다며 과잉 대응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맞서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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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용지표發 침체 우려에,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투심 악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33.99포인트(2.6%) 급락한 3만8703.27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60.23포인트(3%) 추락한 5186.33에 거래를 마쳤다. 두 지수 모두 지난 2022년 9월 이후 일간 기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76.08포인트(3.43%) 떨어진 1만6200.08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고용 지표 부진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에,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인한 글로벌 자금 이탈, 인공지능(AI) 거품 우려 등이 맞물리면서 투매를 촉발했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 위험까지 고조되면서 투심을 악화시켰다. 하지만 1987년 증시 대폭락 사태인 '블랙 먼데이'를 연상케 한 전날 아시아 증시 폭락과 같은 사태는 면했다.

지난 2일 공개된 미 노동부의 7월 고용 보고서가 증시 하락의 가장 큰 악재로 작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농업 신규 고용은 11만4000건 증가했고, 실업률은 4.3%를 기록했다. 고용 증가폭은 전망치(17만6000건)를 크게 하회했고, 실업률은 예상(4.1%) 밖으로 빠르게 오르며 미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다.

불 붙는 침체 논쟁…"Fed, 긴급 금리 인하 필요" vs "美 침체 국면 아냐"

이는 Fed의 7월 금리인하 실기론으로 확산됐다. Fed는 7월 고용 보고서 발표 이틀 전 기준금리를 연 5.25~5.5%로 동결했는데 경기 침체에 대응할 기회를 놓쳤다는 우려가 번졌다. 일각에서는 Fed가 긴급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세계적인 투자 전략가 제레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이날 Fed에 0.75%포인트의 긴급 기준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이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75%포인트 추가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미 기준금리는 3.5~4%에 있어야 한다"며 "Fed가 무언가를 안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시장이 Fed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고, 연준은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은 Fed가 9월 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에 베팅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9월 금리를 0.5%포인트 이상 인하할 가능성을 83.5% 반영 중이다. 11월에 금리를 지금보다 0.75%포인트 이상 낮출 가능성은 92.4% 반영하고 있다.

반면 미 경제는 침체 국면에 진입하지 않았으며 시장이 과잉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스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고용 수치가 예상보다 약하게 나왔지만 아직 경기침체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가계 연체율 상승 등 몇 가지 경계해야 할 지표가 있지만 경제 성장은 꽤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의 공포가 과장됐다는 지적이다. 굴스비 총재는 또 "Fed의 임무는 고용을 극대화하고 물가를 안정시키며 금융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만약 상황이 악화된다면 우리는 이를 고칠 것"이라고 시장을 안심시키려 했다.

월가 베테랑 투자자인 에드 야데니 야데니리서치 대표 역시 "노동 시장은 여전히 양호한 상태"라며 "미 경제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고 서비스 부문은 잘 굴러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주식 투매 행렬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과 관련이 있으며 "경기 침체로 이어지기 보다는 시장의 기술적 일탈로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美 서비스업 경기 개선에 뉴욕증시 낙폭 축소

이날 나온 미국 서비스업 경기도 한 달 만에 확장 국면으로 전환해 침체 우려를 일부 완화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7월 비제조업 PMI는 51.4로 전망치(51.4)에 부합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가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 50을 웃돌면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7월 비제조업 PMI는 약 4년 만에 최저 수준이었던 전월(48.8) 대비로는 2.6포인트 올라 확장세로 전환했다. 이날 오전 서비스업 경기 개선 지표가 발표된 뒤 뉴욕증시는 낙폭을 축소했다.

장 초반 급락했던 미 국채 금리 여시 낙폭을 일부 만회하며 2년물과 10년물이 보합권에서 엇갈리고 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현재 전거래일 대비 2bp(1bp=0.01%포인트) 오른 3.89%,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 보다 소폭 내린 3.78%선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종목별로는 인공지능(AI)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6.36% 내렸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애플 지분을 절반으로 줄였다는 소식에 애플은 4.82% 하락했다. 스마트폰 제조사에 수백억 달러를 주고 자사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기본 탑재하도록 해 미국 법원으로부터 반독점법 위반 판결을 받은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4.61% 내렸다. 테슬라는 4.23% 하락했다.

시장은 Fed 당국자들의 발언과 이번 주 발표되는 경제 지표를 주목하고 있다. 6일에는 무역수지, 8일에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발표된다. 이번 주에는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등의 발언도 예정돼 있다.

이란이 이르면 5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자 살해 배후인 이스라엘에 대해 보복 공격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중동 전쟁 우려에 대한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국제유가는 중동 내 지정학적 불안 보다 미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지배하면서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58달러(0.79%) 내린 배럴당 72.94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0.51달러(0.66%) 떨어진 76.3달러에 마감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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