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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가 터뜨린 불만…매일같이 '폭동', 영국 어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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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선동가 스티븐 엑슬리-레넌 대규모 집회 이후 증오 확산…
스타머 총리 취임 후 이민자 르완다로 추방 정책 폐기에 반발,
사우스포트 소녀들 사망 사건 이후 전국 곳곳에서 매일 폭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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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영국 로더럼의 한 호텔 밖에서 시위자들이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고 있다./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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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전역에서 거의 매일 '극우 폭동'이 발생하면서 키어 스타머 총리가 취임 한 달 만에 시험대에 올랐다. 취임 직후 리시 수낵 전 총리의 정책인 르완다로의 이민자 추방을 폐기하자 극우 세력의 반발이 본격화하며 가짜뉴스와 허위정보가 확산한 결과다.

BBC와 파이낸셜타임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다우닝가(영국 정부)는 5일(현지시간) 코브라(비상대책) 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날 회의는 주말 동안의 폭력과 향후 대응 체계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관계 부처 장관과 경찰 대표가 참여한다. 스타머 총리가 주말 사이 로더럼의 난민수용 호텔에 대한 공격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법의 엄중한 처벌"을 약속한 뒤 나온 조치다.

지난달 29일 사우스포트에서 3명의 어린 소녀가 칼에 찔려 사망한 사건 이후 6일째 폭력이 고조되고 있다. 사우스포트 사건 직후 극우 세력은 반이민 및 이슬람 혐오 감정을 조장하기 위해 무슬림 이주민의 짓이라고 소셜미디어에 거짓 정보를 퍼뜨렸다. 이후 극우 폭력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극우 선동가인 스티븐 엑슬리-레넌이 런던에서 수년 내 최대 규모의 극우 집회를 연 지 불과 1주일 만에 이 같은 폭동이 확산했고, 해당 집회가 극우 동조자들의 분노와 혐오를 부채질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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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로더럼에서 4일(현지시간) 이민 반대 시위 도중 경찰관과 시위대가 대치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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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0일 사우스포트에서는 밤새 폭동으로 경찰 50명 이상이 부상을 입고 4명이 체포됐다. 31일에는 맨체스터 북부 뉴턴 히스의 망명 신청자 수용 호텔(홀리데이인) 앞에서 폭도들이 경찰에 미사일을 던지고 버스운전사를 공격했다. 같은 날 하틀풀에서는 100명 이상이 경찰과 충돌했고, 일부는 이슬람 반대 구호를 외쳤다. 런던 다우닝가 밖에서는 폭도들이 경찰을 공격하고 신호탄을 던져 100명 이상이 체포됐다. 올더숏의 난민 수용시설 옆에 200명의 폭도가 모이기도 했다.

다시 이틀 후인 2일 선덜랜드 중심가 폭동으로 차량과 시민상담소가 불탔고 경찰관 여러 명이 다쳤다. 3일에는 극우 집회가 더 많은 도시와 북아일랜드 벨파스트로도 확대돼 100명 이상이 체포됐다. 4일 사우스 요크셔의 로더럼에서 열린 극우 시위도 폭력으로 이어졌다. 가면을 쓴 시위대가 난민수용시설이라며 호텔을 습격했다. 그레이터 맨체스터의 볼턴에서는 수백명의 시위대와 반대 시위대가 시청 광장에 모이면서 미사일이 투하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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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로더럼에서 4일(현지시간) 이민 반대 시위자들이 호텔 바깥을 둘러싼 장벽을 무너뜨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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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최근의 폭력 사태는 2011년 여름 이후 14년 만에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당시 런던 북부에서 경찰이 흑인 남성을 살해한 후 5일간의 폭동으로 수천명이 기소돼 장기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당시에는 스타머 총리가 검찰총장이었다. 스타머 총리는 체포된 시위대를 처벌하기 위해 24시간 무휴를 주문했다. 지금까지 최소 300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영국 사법부는 서둘러 판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보수당이 집권한 2010년 이래 자금 삭감으로 인해 법원이 업무를 충분히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하위 범죄를 다루는 지방법원의 절반 이상이 14년 동안 문을 닫았다. 해당 법원들은 올해 4월 기준 약 38만7000건의 미처리 사건을 처리하고 있다.

수낵 전 총리의 뒤를 이어 보수당 대표를 맡으려는 전 내무장관 프리티 파텔은 의회 소집을 요구했다. 카시아 로랜드 싱크탱크 정부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상황은 아직 위기는 아니지만" 더 많은 집회가 계획돼 "새로운 정부에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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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다우닝 가 10번지에서 지난 29일 사우스포트 지역에서 벌어진 흉기난동 관련 충돌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영국은 며칠간 아이들을 상대로 한 흉기난동 후 벌어진 폭력 시위로 흔들리고 있다. 동시에 반이민 정서를 이용한 영국 내 극우세력은 이번 비극에 대한 반응을 이용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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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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