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올림픽서 AI 신기술 경쟁
삼성 갤Z플립, 선수간 소통 한몫
현대차, 양궁에 첨단기술 적용 효과
구글 3D뷰-인텔 챗봇도 선보여
2024 파리 올림픽 10m 공기권총 혼성 단체 금메달을 따낸 세르비아 선수 조라나 아루노비치 씨가 삼성전자 ‘갤럭시 Z플립6’ 통역 기능을 통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1일(현지 시간) 2024 파리 올림픽에서 10m 공기권총 혼성 단체 금메달을 따낸 세르비아 조라나 아루노비치 선수(38)가 선수단에 제공된 ‘갤럭시 Z플립6’ 올림픽 에디션을 열고 활짝 웃으며 모국어로 소감을 말했다. 곧바로 화면에는 “자랑스럽고, 빨리 집에 가서 같이 축하하고 싶어요”라고 프랑스어로 통역된 문장이 표시됐다. 국적이 각기 다른 선수들이 ‘갤럭시 AI’ 통역 기능을 활용해 선수촌에서 통역사 없이도 서로 경기 소감을 전하며 동료애를 다진 것이다.
● AI가 언어장벽 허물고 ‘태극 궁사’ 심박수도 측정
파리 올림픽은 인공지능(AI) 신기술이 각축을 벌이는 ‘AI 올림픽’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올림픽 공식 스폰서로 참여한 삼성전자, 구글, 인텔 등 글로벌 AI 선두 주자들이 선보이는 AI 기술이 선수단과 관람객, 올림픽 현장 곳곳에 등장했다.
올림픽 최초 시상대 셀카 이벤트 ‘빅토리 셀피’로 주목받았던 삼성전자의 갤럭시 Z플립6 올림픽 에디션은 갤럭시 AI를 탑재해 모든 선수단에 제공됐다. 미리 찍어둔 동영상도 AI로 슬로모션으로 바꿀 수 있는 ‘인스턴트 슬로모션’ 기능으로 연습 장면을 자세히 살펴보거나 경기 준비 과정을 팬들에게 공유하는 선수들도 있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선수들이 연습 영상을 촬영하고 인스턴트 슬로모션 기능을 활용하면 운동 자세 등을 더 정교하게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이 파리 올림픽 양궁 국가대표 김우진 선수의 안면 인식을 통해 심박수를 측정하고 있다. 대한양궁협회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대한양궁협회 회장사인 현대자동차는 양궁 훈련 및 경기 과정에서 다양한 첨단 기술을 활용했다. 특히 양궁 경기 중 주목받았던 심박수는 선수단 신체에 부착한 센서가 아니라, AI로 원거리 카메라 영상을 측정한 결과다. 훈련 방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멀리서 AI가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선수의 얼굴 영역을 판별한 뒤 미세한 색상 변화를 감지해 심박수를 측정하는 기법이 적용됐다.
현대차는 향후 활을 비롯한 장비 성능을 점검하고 교체 시기를 판단하는 데에도 AI를 적용할 예정이다. 슈팅 시 장비의 움직임을 고속 카메라로 촬영한 뒤 AI를 이용해 미세한 떨림을 포착해 분석할 수 있는 AI 기반 영상 모션 증폭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고 5일 밝혔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방송 중계에도 적용, ‘과도한 AI’ 해프닝도
글로벌 빅테크들도 AI 기술을 곳곳에 선보였다. 미국 국가대표 선수단인 ‘팀 USA’의 공식 AI 스폰서 타이틀을 가진 구글은 미 NBC 올림픽 중계방송에 ‘구글 AI 개요’로 경기 관련 정보 등을 실시간 제공했다. 경기장 명소가 된 베르사유, 스타드 롤랑가로스, 아쿠아틱센터의 구글맵 3D 뷰도 방송사와 협업해 선보였다. 구글맵에 축적된 뷰 이미지를 바탕으로 AI가 랜드마크를 사실적으로 표현한 모델이다.
공식 AI 플랫폼 파트너를 자처한 인텔은 생성형 AI 스타트업인 미스트랄 AI와 협업한 ‘애슬리트GPT’ 챗봇을 선보였다. 수천 개의 올림픽, 경기 정보 페이지를 빠르게 검색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올림픽 기간 중 ‘과도한 AI’로 인한 해프닝도 빚어졌다. 구글은 파리 올림픽 경기 사이사이에 진행한 생성형 AI ‘제미나이’ TV 광고가 비판에 직면하자 이를 중단했다. 해당 광고는 미국 올림픽 육상 선수 시드니 매클로플린에게 편지를 보내려는 딸을 위해 아버지가 제미나이에게 “딸이 편지 쓰는 걸 도와 달라”고 주문하는 내용이다. 아이의 창의성을 AI로 대체한다는 비판이 일면서 구글은 광고를 철회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