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이민자 아동 살해’ 헛소문에
건물 방화·이슬람 사원 등 공격
난민숙소 난입도… 주말 150여명 체포
英총리 “법안 강화” 강경대응 예고
5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정부는 주말 동안 영국 곳곳에서 벌어진 폭력시위로 15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2일 밤부터 시작된 폭력시위는 주말에도 이어졌다. 시위대는 경찰에게 벽돌과 유리병 등을 던졌고, 이슬람 사원을 공격했다. 일부 시위대는 난민을 수용하는 잉글랜드 로더럼의 한 호텔에 난입을 시도해 호텔 건물 창문이 깨지고 건물 일부에 불이 나기도 했다.
불지르는 시위대 영국에서 SNS에 퍼진 거짓 정보로 촉발된 반이민 극우 폭력 시위가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4일(현지시간) 잉글랜드 중부 사우스요크셔주 로더럼에서 시위대가 거리에 불을 지르고 쓰레기통 등을 던지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로더럼=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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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는 지난달 29일 17세 소년이 댄스 교실에 난입해 흉기로 어린이 3명을 살해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경찰은 용의자가 웨일스 카디프에서 태어나 사우스포트 인근 마을 뱅크스에서 살았다고 밝혔는데, 종교 등 구체적인 신상은 알리지 않았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는 범인이 이슬람이란 소문부터 영국에 입국한 지 얼마 안 된 이주민이란 가짜뉴스가 퍼지면서 사우스포트와 런던 등지에서 반이슬람, 반이민을 주장하는 극우파의 폭력 시위가 촉발됐다. 특히 러시아와 연계된 것으로 의심받는 웹사이트인 ‘채널 3 나우’가 ‘알리 알샤카티‘라는 이름을 언급하는 기사를 썼고, 이후 러시아 매체인 RT도 이를 따라 쓰는 등 러시아 같은 적성국이 혼란을 조장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법원은 비공개로 허위정보가 퍼질 우려가 있다며 피의자 이름(액설 루다쿠바나) 공표를 허용했다.
이번 사태는 약 13년 만에 영국에서 발생한 역대 최악의 폭력시위라고 로이터통신은 짚었다. 노동당 정부가 출범한 지 약 한 달 만에 돌발 위기에 처한 키어 스타머 총리는 이날 긴급 회의를 가진 후 형사 제재가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법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스타머 총리는 전날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소수자를 표적으로 삼고, 거리에서 (독일) 나치식 경례, 경찰 공격, 인종 차별과 함께 무자비한 폭력이 발생했기에 이를 극우 폭력이라고 부르는 것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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