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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란, 이스라엘 보복 초읽기…요르단 중재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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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새 대통령(오른쪽)이 4일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교장관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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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온주의자들의 오만함에 대해 대응 없이는 지나갈 수 없다.”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새 대통령이 4일 수도 테헤란을 방문한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교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이란 관영 이르나(IRNA) 통신이 전했다. 지난달 31일 테헤란 한복판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정치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가 이스라엘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공격으로 살해당해 체면을 구긴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해 “피 값을 치르게 하겠다”며 보복을 다짐해왔다. 사파디 요르단 외교장관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권이 중동에 분쟁을 확산시키려는 시도라며 이란에 대해서도 자제를 요청했지만, 이란을 설득하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같은 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화상회의에서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대해 향후 24~48시간 이내에 보복 공격을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미국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가 전했다. 블링컨 장관의 발언은 요르단을 통한 중재 시도가 실패했음을 시사한다.



이란 및 헤즈볼라의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은 시간문제일 뿐으로 보인다. 관건은 이란의 공격 강도와 이스라엘의 대응 정도다.



우선, 이란은 지난 4월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때 정도의 공격을 이번에도 할 가능성이 크다. 이란은 지난 4월1일 시리아 다마스쿠스 영사관에 있던 혁명수비대 고위 사령관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데 대한 보복으로 300대의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해 같은 달 13일 이스라엘 본토를 사상 처음으로 공격했다.



하지만 당시 이란은 공격 전에 주변국에 비공식적으로 통보해, 미국 등 서방과 요르단이 미사일과 드론 요격에 나설 수 있도록 묵인해줬고 이스라엘의 피해는 미미했다. 이스라엘도 같은 달 18일 이란의 핵시설이 있는 이스파한 인근을 상징적 수준에서 공습했다. 서로 확전을 피하려 한 것이다.



이란이 이번에도 그럴지는 알 수 없다. 액시오스는 블링컨 장관이 4일 열린 주요 7개국 외교장관과 화상회의 때 4월 때와 달리 이번에는 이란의 공격이 어떤 형태가 될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란이 이번에는 자신들이 지원하는 헤즈볼라와 예멘의 안사르알라(후티 반군)까지 동원해 이스라엘에 실제적인 타격을 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스라엘도 대응을 공언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4일 이스라엘은 이미 “이란의 악의 축에 대한 다중 전선 전쟁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어떤 쪽에서 오는 어떠한 침략에 대해서도 대응하고 무거운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며 “우리는 가자지구, 예멘, 베이루트 등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장거리 공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확전을 막기 위한 막후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 존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에이비시(ABC) 방송 인터뷰에서 지난 4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때 중동 확전이 “위기일발이었다”며, 미국은 이번에도 이에 대비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다만, 이란 내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하니야 암살이라는 도발을 벌인 것은 극우 정권 유지, 가자전쟁 휴전 회피 등을 노린 것이어서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도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 때문에 이란이 즉각 공격에 나서지 않고, 기존처럼 헤즈볼라 등을 동원해 이스라엘의 안보 부담을 높인 뒤 형식적 공격으로 마무리할 가능성을 제시하는 이들도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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