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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시위와 파업

재차 국회통과 노란봉투법…"손배폭탄 막아야"vs"불법파업 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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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법 2·3조 개정안, 사용자 범위 넓히고 손해배상 청구 제한

정부, 거부권 건의할 듯…'거부권→폐기' 수순에 노동계 투쟁 예고

연합뉴스

노조법 2·3조 개정 촉구하는 민주노총 전국단위사업장 대표자들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동조합·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이른바 '노란봉투법'은 노동계가 22대 국회 최우선 입법과제로 꼽은 법안이다.

지난해 11월에 이어 이날까지 야당 주도로 두 번 국회를 통과했으나, 정부·여당과 재계의 반대 속에 다시 한번 대통령 거부권을 통한 폐기 운명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는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 폭탄'을 막고 하청 노동자 등을 보호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재계와 정부는 불법 파업을 조장하고 노동현장의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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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상정, 텅빈 여당 자리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원청업체까지 사용자 범위 넓혀…노조활동 손해배상 청구도 제한

노란봉투법은 '사용자'의 범위를 넓혀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고, 노조나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범위를 제한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구체적으로 2조 용어 정의 부분의 '사용자'에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그 범위에 있어서는 사용자로 본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하청업체 등 간접고용 근로자도 원청 사용자와 단체교섭 등을 할 수 있도록 해 노동권을 보장한다는 취지다.

'노동쟁의'의 대상을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사항에서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으로 확대해 쟁의행위 범위를 넓히는 내용도 담았다.

'노동조합' 정의에서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는 노조로 보지 않는다는 부분을 삭제한 것도 새로운 내용이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플랫폼 종사자 등의 단결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3조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경우에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에 대하여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는 조항엔 단체교섭, 쟁의행위 외에 "그 밖의 노동조합 활동으로 손해를 입은 경우"를 추가하도록 했다.

또 사용자의 불법행위에 대해 노조 또는 근로자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부득이하게 손해를 가한 경우엔 배상 책임이 없도록 했다.

법원은 배상 의무자별 귀책 사유와 기여도에 따라 개별적으로 책임 범위를 정해야 하며, 신원보증인에게는 배상 책임을 물리지 않는 내용 등도 담겼다.

연합뉴스

노조법 개정 반대 경제계 결의대회
[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손배폭탄 막아야" vs "불법파업 조장할 것"

노동계는 간접고용이 늘어난 노동 상황을 반영하고, 과도한 손해배상과 가압류가 정당한 노조활동을 위축시키지 않도록 노란봉투법이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고용형태 다변화로 기존 근로계약의 틀 밖에 있는 노동자들이 늘어나는데, 이들이 '진짜 사장'과 교섭할 기회를 갖지 못해 노동권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기업이 무분별하게 손해배상 청구를 하거나, 법원이 공동 불법행위자 각각에게 손해 발생액을 전부 부담하도록 하면서 '손배 폭탄'이 가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노총은 노란봉투법에 대해 "특수고용 노동자와 하청 노동자, 손배·가압류를 당한 노동자들이 처한 긴박하고 어려운 현실을 고려할 때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표현했다.

반면 재계는 개정안이 "협력업체 노조의 원청업체에 대한 쟁의행위를 정당화시키고, 노조의 극단적 불법 쟁의행위를 과도하게 보호한다"고 주장한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원청이 협력업체 노조의 교섭 요구나 파업에 대응하기 어려워져 결국 거래 중단이나 해외 이전 등으로 중소협력업체에 피해가 돌아가며, 손배 책임이 제한되면 불법 파업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도 이 법안이 현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전체 근로자의 권익 향상을 저해할 것이라고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은 지난달 법안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후 "특정 소수 노동조합의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감면하고 기득권을 강화하며 노동현장의 갈등과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윤석열 대통령에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것으로 보인다.

재의요구에 따른 국회 재표결과 폐기 수순이 되풀이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노동계는 거부권을 저지하기 위한 투쟁을 펼칠 전망이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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