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당원 누적투표율 26%…'이재명 독주'에 '이슈 경쟁'도 실종
'일극체제' 단조로운 공방 되풀이…"중도확장에 한계노출" 지적도
인사하는 이재명 |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설승은 계승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새 대표를 뽑는 8·18 전당대회의 흥행 부진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일방적 게임이 될 거라는 예상이 실제 현실로 나타나면서 지지층을 제외한 국민들의 관심을 끌어모으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5일 현재, 총 17곳 중 14곳에서 지역순회 경선이 완료된 가운데 권리당원 온라인 누적 투표율(26.47%)은 30%에 못 미치고 있다.
권리당원이 다수 포진한 수도권(경기·서울) 경선과 전국 ARS 투표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례적으로 낮았다고 평가받았던 2022년 8·28 전대 투표율에도 못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명 후보가 당 대표로 선출됐던 2년 전 전대 당시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율은 25.18%, ARS를 합산한 권리당원 총투표율은 37.09%였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20년 8월 전대는 41.03%, 2021년 5월 전대는 42.74%의 총투표율을 각각 기록했다.
당 안팎에서는 경선 초반부터 90%대 득표율로 치고 나간 이재명 후보의 독주가 자연스럽게 투표 저조 현상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김두관·김지수 후보가 당권 경쟁에 가세하기는 했지만 '다윗 대 골리앗' 구도 하에서 애당초 컨벤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당원 동지들이 많이 있다. 참여가 곧 권력인 만큼 당의 주인으로서 꼭 투표에 참여해기 바란다"며 당원들에게 투표를 독려하기도 했다.
흥행 실패 조짐은 지난 주말, 당의 심장부로 일컬어지는 호남에서 열린 경선에서 여실히 입증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광주 투표율은 25.29%, 전남은 23.17%로 20% 초중반에 그쳤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재명 후보의 원사이드 게임으로 진행돼 투표 유인이 그렇게 높지 않다고 볼 수 있다"며 "처음부터 컨벤션 효과는 어렵다고 봤다"고 말했다.
다만 이해식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투표율이 높지는 않다고 보지만 2년 전 전대 때보다는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율이 훨씬 올라갔다"며 "ARS 투표 결과까지 합산해서 투표율을 판단하는 게 옳을 것"이라면서 아직 투표 참여가 저조하다고 단정 지을 단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공보국 역시 2년 전에 열린 지난 전대 때와 온라인 투표율을 비교하는 자료를 배포하며 '투표율 저조' 지적을 반박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강원을 제외한 13개 지역에서 2년 전보다 투표율이 0.59%p~11.90%p 가량 올랐다.
그런데도 2년 전 전당대회 역시 투표율이 매우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점, 총선 대승 직후 치러진 전대임에도 '컨벤션' 효과가 부족하다는 점 등은 여전히 민주당의 고민 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악수하는 이재명ㆍ김두관 |
특히 민주당 내에서는 단순한 투표율 저조를 넘어,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구도 속에 여론의 눈길을 끌 만한 이슈 경쟁이 실종된 것도 뼈아픈 지점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2위 김두관 후보가 이 후보의 종합부동산세 완화론·금융투자소득세 유예 주장을 정면으로 공격하고 더 나아가 '친명 일극체제' 비판에 몰두했으나 추격의 발판으로 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앞서 김 후보는 정부·여당에 '민생경제 대연정'도 제안했으나 사실상 반응은 전무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남북 대화 복원, 한미일 3국 합동군사훈련 중지 등을 제안하며 외교·안보 이슈를 들고나왔지만 남은 전대 기간에 '변수'를 만들 수 있을지에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
결국 '일극체제'를 둘러싼 단조로운 공방만 되풀이되면서 지지층이 아닌 중도층의 시선을 끄는 데는 한계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자성도 민주당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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