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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란, 이르면 5일 이스라엘 공격”…美, 중동 전력 증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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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이르면 5일(현지시간) 대이스라엘 보복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중동 내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중동 지역에 해·공군 전력 증파를 결정하는 한편, 미국·영국·한국 등은 레바논에 있는 자국민에 "즉시 철수"를 권고했다.

이란은 지난달 31일 자국 수도 테헤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가 암살된 후 복수를 예고해왔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공습으로 최고위급 간부가 사망한 데 대해 보복을 다짐한 상태다. 일각에선 이란뿐 아니라 헤즈볼라 등 이란 대리 세력까지 힘을 합쳐 총공세를 펼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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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레바논에서 하니야 암살 비난 시위가 열린 가운데 하니야의 얼굴 사진이 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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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악시오스 등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 3명은 이란이 이르면 5일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미 CNN 방송도 미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의 공격이 수일 내 이뤄질 수 있어 미국이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과 대리 세력들이 이스라엘의 공포를 극대화하기 위해 유대교 명절인 티샤 베아브 기간(오는 12~13일)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이스라엘 매체의 보도도 나왔다.

이에 따라 미 당국자는 이날 중동을 찾은 마이클 에릭 쿠릴라 미 중부사령부 사령관이 요르단 등을 방문해 이스라엘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이란은 지난 4월 시리아 주재 영사관 폭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에 수백기의 무인기(드론)와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당시 미국은 요르단 등 아랍의 우방국 및 유럽 동맹국의 도움으로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을 막아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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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레바논에서 하니야 암살 비판 시위가 열리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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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각에선 이번엔 이란이 대리 세력들과 연계해 지난 4월에 비해 더 큰 규모로, 복잡한 공격에 나설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이란과 헤즈볼라가 긴장을 완화시키려는 미국과 아랍 외교관들의 대화를 거부했다"며 "이에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지난 4월 공격 때보다 예측할 수 없고, 심각한 보복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의 보복 수위와 관련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이란이 물러서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러길 바라지만, 모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익명의 한 이란 외교관은 WSJ에 "(대화가) 의미가 없다. 이스라엘은 모든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우리의 대응은 신속하고 강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는 지난달 30일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공습으로 헤즈볼라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가 숨진 것과 관련 "헤즈볼라가 더 넓고 깊은 목표물을 선택해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사적인 목표물과 수단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헤즈볼라는 3일 밤 이스라엘 북부를 겨냥해 수십발의 로켓을 발사하는 등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발발 후 지속해 온 이스라엘 북부 공격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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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이스라엘 북부를 겨냥한 헤즈볼라의 로켓을 이스라엘이 요격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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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워싱턴포스트(WP)는 "일부 분석가들은 이란과 대리 세력들이 이번엔 더 큰 보복을 시도할 수 있지만 모두 전면전은 피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등 서방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보복 공격에 서둘러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지난 2일 탄도 미사일 방어 역량을 갖춘 해군 순양함과 구축함을 중동과 유럽에 추가 배치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구체적인 배치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다. 또 오스틴 장관은 중동에 1개 비행대대 규모의 전투기를 추가로 파견하라고 명령했다.

이같은 미군의 중동 전력 증강 움직임은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면 충돌 위기에 대비하는 한편, 보복 수위를 저울질하는 이란의 자제를 이끌어내려는 의도란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은 자국군이 높은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영국·스웨덴 등은 레바논에 있는 자국민에게 "즉시 떠나라"고 권고했다. 외교부도 4일 레바논과 이스라엘 등에 체류하는 우리 국민에게 "조속히 출국해 달라"고 했다. 이탈리아·독일·폴란드·인도 등의 일부 항공사는 이스라엘이나 레바논행 항공편을 일시 중단하거나 우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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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 대통령(오른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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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하니야 암살과 관련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강하게 불만을 표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바이든 대통령이 하니야 암살 다음 날인 지난 1일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나한테 헛소리 좀 작작 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통화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하니야 암살이 휴전 협상 타결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바이든 대통령은 암살이 협상 노력을 망칠 수 있다고 지적하며 대립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미국) 대통령을 쉽게 보지 말라"고도 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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