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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베토벤 들으며 더위 날린 평창대관령음악제…11일간 일정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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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날레로 베토벤 '황제'·'영웅' 선사…관객점유율 90%·1만1천명 찾아

연합뉴스

베토벤의 영웅 교향곡을 연주하는 평창페스티벌오케스트라
(서울=연합뉴스) 지휘자 이승원이 이끄는 평창페스티벌오케스트라가 3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음악텐트에서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을 연주하고 있다. 2024.08.03 hyun@yna.co.kr


(평창=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무더위에 지친 시민들이 산으로 둘러싸인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음악텐트에서 베토벤의 명곡을 들으며 '클래식 피서'를 즐겼다

올해로 21회째를 맞은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지난 3일 밤 지휘자 이승원이 이끄는 평창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이탈리아 피아니스트 엔리코 파체의 공연을 끝으로 11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베토벤의 이름인 '루트비히'(Ludwig)를 주제로 열린 이번 축제의 피날레 공연은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과 '교향곡 3번'이 장식했다. 두 곡의 별칭인 '황제'와 '영웅'에서 착안해 공연 이름도 '황제와 영웅'으로 지었다.

'웅혼장대함'과 '위풍당당함'이라는 흔히 쓰이지 않는 수식어와 함께 '황제'라는 별칭이 붙은 '피아노 협주곡 5번'은 총 3악장으로, 연주 시간이 40분이 넘는 곡이다.

파체의 카덴차(독주자가 기교를 발휘할 수 있도록 구성된 무반주 연주 구간) 연주로 시작하는 웅장한 느낌의 1악장과 차분하면서도 비장한 2악장도 좋았지만, 강렬한 피아노 타건으로 시작하는 3악장이 관객을 압도하는 연주였다.

3악장 초반 파체와 오케스트라가 피아노 독주와 합주를 주고받자 긴 연주시간에 지쳐 꾸벅꾸벅 졸던 관객들마저 잠에서 깬 채 연주에 몰입했다. 먼저 피아노로 한 소절 연주를 마친 파체가 건반에서 손을 뗀 채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바라보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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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에게 인사하는 피아니스트 엔리코 파체(왼쪽)과 지휘자 이승원
(서울=연합뉴스) 피아니스트 엔리코 파체와 지휘자 이승원이 3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음악텐트에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연주를 마친 뒤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4.08.03 hyun@yna.co.kr


2부에서 연주된 '교향곡 3번'은 도탄에 빠진 민중을 구원하는 '영웅'에게 헌사한 곡이다. 본래 나폴레옹 헌정곡으로 작곡됐지만, 1804년 나폴레옹이 황제에 오르자 분노한 베토벤이 헌정을 철회한 것으로도 유명한 작품이다. '피아노 협주곡 5번'과 마찬가지로 연주 시간이 40분을 넘어 50분에 달하는 긴 곡이다.

짧고 굵은 서주 후 독일 민중춤곡 스타일의 첼로 연주가 이어졌다. 이승원이 이끄는 평창페스티벌오케스트라는 잦은 조바꿈과 리듬의 파격, 불협화음으로 클래식 연주자들 사이에서 악명을 떨치는 1악장을 깔끔하게 연주해냈다.

1악장 초반 첼로의 의도적인 불협화음을 복원해주는 바이올린 연주와 3악장의 주제인 3개의 호른 협주가 위대한 영웅의 탄생을 갈망하는 베토벤의 마음을 절실히 느끼게 해주는 연주였다.

'황제와 영웅'으로 11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 평창대관령음악제는 '정통 클래식 축제의 품격을 증명했다'는 평가와 함께 대표적인 지역 클래식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전석 매진된 개막공연에 이어 거의 모든 공연이 관객점유율 90% 이상을 기록하는 등 총 1만1천여명의 클래식 팬이 축제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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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페스티벌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찬사를 보내는 엔리코 파체
(서울=연합뉴스) 피아니스트 엔리코 파체가 3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음악텐트에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연주를 마친 뒤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4.08.03 hyun@yna.co.kr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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