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1 (토)

20년 넘게 매일 대교 순찰한 中 남성, 투신하려는 469명 살렸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년 넘게 매일 대교를 순찰하며 투신하려는 469명을 생명을 구한 남성이 화제입니다.

2일(현지시간)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화제의 주인공인 천쓰 씨의 사연을 보도했습니다.

56세의 천 씨는 중국 난징의 양쯔강 다리를 매일 순찰하고 있습니다.

다리 위에서 머뭇거리거나 정처 없이 방황하는 사람들이 투신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그렇게 20년 넘게 하루에도 10번씩 다리를 순찰하는 그는 방황하는 이들과 대화를 나누며 지금까지 총 469명의 생명을 구조했습니다.



SBS

20년 넘게 매일 난징의 양쯔강 대교를 순찰하고 있는 천 씨는 방황하는 이들과 대화를 나눠 이들의 투신을 막는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천 씨가 이 같은 일을 하게 된 건 지난 2000년 다리 위에서 뛰어내리지도, 일어나지도 못한 채 절망에 빠진 한 소녀를 만나면서부터였습니다.

그는 소녀가 투신하려 한다는 사실을 직감하고, 그에게 다가가 수다를 떨기 시작했습니다.

소녀는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대도시로 나왔지만 구직에 실패해 고향으로 돌아가려다 고향에 돌아갈 차비도 없자 투신을 결심하고 양자강 대교로 왔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들은 천 씨는 소녀에게 집으로 가는 차표와 먹을 것을 사줬고, 결국 소녀는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이 날을 계기로 '다리 위에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구할 수 있겠다'라고 생각한 그는 이때부터 '모든 생명을 소중히 하라'라고 적힌 빨간 자원봉사자 유니폼을 입고서 지금까지 매일 양자강 대교를 순찰하고 있습니다.



SBS

천 씨는 '모든 생명을 소중히 하라'라고 적힌 빨간 자원봉사자 유니폼을 입고 매일 대교를 순찰하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는 "오랜 경험으로 자세만 보면 투신을 하려 하는지를 알 수 있다. 극심한 내적 갈등을 겪는 사람들은 신체 움직임이 불편하고 무거워 보인다"라며 "그런 사람들에게 '숨이 붙어 있는 한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희망이 있다'라고 말해주고 싶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리 위에서 뛰어내리려는 사람을 끌어올리는 것만으로는 완전히 구해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다리 위에서 새 삶을 얻은 사람들에게 심리적·경제적 지원 등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저축한 돈으로 이들을 수용할 방을 마련했고 짧게는 3일에서 5일, 길게는 1~2년간 이곳에 편히 머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천 씨가 구조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에 대해서는 "대학에 입학했지만 학비를 낼 형편이 안 되는 한 소녀였다"라고 회고했습니다.

그는 소녀를 설득해 투신을 막고, 친구들과 모금에 나서 1만 위안(약 190만 원)의 등록금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이 같은 천 씨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중국의 주요 방송사는 '난징의 천사'라는 제목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누리꾼들은 "20년 전 뉴스에서 그를 본 적이 있는데, 여전히 생명을 구하고 있다니 대단하다",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희망과 삶의 기회를 주는 천 씨는 정말 천사다" 등 입모아 그의 선행을 칭찬했습니다.

(사진=SCMP 홈페이지 캡처, 다큐멘터리 '난징의 천사' 속 장면 캡처)

신송희 에디터

▶ 네이버에서 S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가장 확실한 SBS 제보 [클릭!]
* 제보하기: sbs8news@sbs.co.kr / 02-2113-6000 / 카카오톡 @SBS제보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