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2.6% 오르며 넉 달 연속 2%대를 기록했다. 유류세 인하폭 축소로 석유류 가격이 올라 물가상승률이 소폭 커지긴했지만, 물가 자체는 안정 궤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국내 물가 압박이 다소 완화돼 한국은행도 금리 인하 부담을 덜게 됐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2.6% 상승했다. 올해 4월 2.9%, 5월 2.7%, 6월 2.4%에 이어 4개월째 2%대 물가상승률이다. 비록 직전 달에 비해선 소폭 반등했지만 물가가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추세적으로만 봐서는 정확한 판단이 쉽지는 않지만 물가상승률이 2%대 구간에 안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물가 상승은 석유류 가격이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초부터 유류세 인하폭이 축소되면서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8.4% 올라 2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공업제품 가격도 전년 동기 대비 2.6% 올랐는데, 지난해 10월 이후로 최대 상승폭이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유류세 인하폭이 축소되며 실질적인 구매 부담이 늘었고, 국제 유가 상승세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농산물 가격도 폭우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 상승했다. 고공행진을 이어갔던 사과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39.6% 올라 전달(63.1%)보다는 오름세가 완화됐다. 7월 햇사과 출하로 인해 가격 상승세가 한풀 꺾인 셈이다. 대신 배 가격은 재고 감소 때문에 전년 동기 대비 154.6% 올라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각종 채소 가격 역시 호우 피해로 상승세를 보였다. 전월 대비 상추와 배추는 각각 57.2% 올랐다. 다만 상추는 전년 동월 대비로는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중동발 유가 리스크와 농산물 가격 상승 우려에도 정부는 올해 물가 정점은 이미 지났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금리 인하의 부담을 덜게 됐다는 평가다. 정부 전망대로 8월 물가가 2%대 초중반으로 완화된다면 한은이 설정한 금리 인하를 위한 물가 경로를 밟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도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2.3~2.4%로 내려가는 추세가 확인되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한국은행 조사국장을 역임했던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으나 물가는 계속 조금씩 떨어지고, 근원물가가 낮아지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연준이 9월에 금리를 인하한다면 물가 수준과 가계부채 동향 등을 고려해 한은이 10월에 움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재범 기자 / 한상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