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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티몬·위메프 기업회생 심문 시작···"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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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광진 티몬 대표·류화현 위메프 대표 출석

오후 3시부터 비공개 심문 시작···"진심 사죄"

신청 나흘 만···'자율 협의' 승인 유력 전망도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죄송하다는 말로 끝나지 않고 피해자들이 기본적인 일상을 다시 영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드립니다.” (류광진 티몬 대표)

"피해 규모를 최소화하고 정상화하는 데 마지막까지 진심을 다하겠습니다. 기다려주십시오. 죄송합니다."(류화현 위메프 대표)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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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2일 정산 지연 사태를 일으킨 티몬·위메프의 회생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심문을 열었다.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 앞에 오후 2시 50분께 도착한 류광진 티몬 대표·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심사를 앞두고 "모든 셀러와 소비자분들께 죄송하다"면서 피해 회복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류광진 대표는 "고객분, 판매자분들에게 피해를 끼친 점을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오늘 법원 심문에 최대한 성실하게 답변하겠다"면서 허리를 숙였다. 이어 "회사의 계속기업가치가 3000~4000억원 정도 많았다"며 "최대한 투명하게 회생절차를 진행할 것이며, ARS 프로그램 기회가 주어진다면 피해 복구를 위해 티몬 대표로서 최선을 다해 전심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출석한 류화현 위메프 대표도 "피해를 본 소비자와 셀러, 스트레스를 받는 전 국민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또 "현재 위메프의 계속기업가치는 800억원 정도, 청산가치로는 300~400억 원 정도로 잡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서 "기업회생이나 ARS가 꼭 받아들여져야 지금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모두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발언 말미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다만 두 대표는 법원에 제출한 구체적인 채권단 수와 피해액(채권액)에 대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며 답하지 않았다.

회생 외 인수합병 및 매각 등을 논의 중이냐는 질문에는 "31일에 혼자 생각하면서 구영배 사장의 해결책만 넋 놓고 기다려서는 안 되겠다고 느꼈다"면서 "뭐라도 할 게 없을까 하는 마음에 20여 년간 알고 지낸 모든 사람들에게 연락을 돌리면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심문을 앞두고 서울회생법원 앞에 판매 대금을 돌려받지 못한 입점업체 관계자들도 몰려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로 현장에 나타난 피해자는 없었다. 티메프 사태로 인해 현재 3억 원 가량의 정산금이 물린 한 기업 대표 A씨는 "판매자끼리 수백 명 규모로 연락하고 있는데 오늘 심문 기일은 비공개로 진행한다고 해서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모이지 않았다"면서 "대신 이달 6일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모여서 피해 상황 등을 공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한 "참석을 하고 싶어도 지방 소재 기업도 많은데다 우리는 매일 경제활동을 멈출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집단행동이) 힘들다"면서 생업이 급급한 상황임을 호소했다.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안병욱 법원장·김호춘 양민호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 3시 30분에 티몬과 위메프의 심문기일을 차례대로 열고 두 회사의 회생 신청 이유, 부채 현황, 자금 조달 계획 등을 심사했다. 심문 절차에는 두 대표이사와 법원장, 주심 법관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심문은 지난달 29일 두 회사가 기업회생을 신청한 지 나흘 만이다. 서울회생법원은 신청 다음 날 두 회사의 자산과 채권에 대해 동결조치를 내린 바 있다. 법원은 앞으로 한 달 내에 회생 개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후 산정한 청산가치와 존속가치 등에 기반해 회생계획안이 만들어지고 채권자들의 인가를 받으면 본격적인 회생 절차에 돌입한다. 법원이 회생심사를 기각하거나 회생계획안이 인가되지 않을 경우 회사는 파산하게 된다.

한편 이날 금융감독원은 티몬·위메프의 판매대금 미정산 규모가 지난달 31일 기준 2745억 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2134억)보다 600억 원가량 늘어난 추정치다. 정산기일이 다가오는 6~7월 거래분까지 고려하면 피해액은 3배 이상 확대되며 1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형임 기자 j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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