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첩보 기관 ‘모사드’
암살 작전 시한은 무제한
표적 사망해야 작전 종료
‘나치 전범’ 아이히만도 체포
이란 핵과학자 사살 당시엔
원격 제어 AI 기관총 사용
암살 작전 시한은 무제한
표적 사망해야 작전 종료
‘나치 전범’ 아이히만도 체포
이란 핵과학자 사살 당시엔
원격 제어 AI 기관총 사용
이스라엘 해외 정보 및 공작 담당 기관 모사드의 로고. [사진=모사드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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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사드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반드시 복수한다’.
최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부 3인 가운데 2명이 사망하면서 이스라엘 해외정보 및 공작 담당 기관인 모사드의 섬뜩한 명제가 이번에도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스라엘은 침묵하고 있지만, 이들의 암살 배후에 모사드가 개입돼 있다는 게 중론이다. 모사드의 작전 시한은 ‘완료 시’라는 점도 입증됐다는 평가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에 의해 굴욕을 당한 이스라엘의 전설적인 정보기관이 결국 (하마스에) 복수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모사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 수집 능력과 높은 작전 성공율로 유명하다. 나치독일에서 유대인 학살에 앞장선 아돌프 아이히만을 체포한 조직이 바로 이스라엘 모사드다.
도주해 숨어살던 아이히만 끝까지 찾아 체포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아이히만은 아르헨티나로 도주했다. 이름을 바꾸고 건설업체, 물류업체 등에서 일하며 숨어 살았다.모사드는 독일로부터 아이히만이 아르헨티나에 있다는 정보를 받고, 2년에 걸친 추적 끝에 아이히만의 신원을 확인했다.
1960년 5월 11일 저녁 8시, 아이히만이 탄 버스가 그의 집 근처에 도착했다. 집 주변에 잠복 중인 모사드 요원 7명은 귀가하던 아이히만을 덮쳤고, 요원 1명이 아이히만의 입에 손을 넣었다. 아이히만의 자살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마지막까지 치밀했다. 모사드는 아르헨티나와의 주권 갈등 소지를 없애기위해 아르헨티나측에 납치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대신 아르헨티나 독립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스라엘 정부사절단이 타고 온 여객기에 그를 태웠다. 모사드는 아이히만을 항공기 승무원으로 위장시켰다.
정부사절단조차 당시 아이히만이 같은 비행기에 타고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 1961년 아이히만이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재판을 받고 다음해 교수형에 처해진 전말이다.
모사드는 이스라엘의 복수를 상징하는 조직이다. 건국 이후 셀 수 없는 분쟁을 경험한 이스라엘은 ‘공격을 당하면 반드시 보복하며, 그 수준은 비례성에 따르지 않는다’는 안보 원칙을 갖고 있다.
1972년 9월 뮌헨올림픽 당시 이스라엘 올림픽 선수 9명을 인질로 잡은 팔레스타인 ‘검은 9월단’의 대원이 얼굴을 두건으로 가린 채 선수촌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AP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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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사드의 암살 작전에 기한은 사실상 없다. 1972년 9월 뮌헨올림픽 때,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검은 9월단’은 올림픽 선수촌에 침입해 이스라엘 선수들을 인질로 잡고 이스라엘에 잡혀 있는 팔레스타인 수감자에 대한 석방을 요구했다. 협상은 결렬됐고 인질 9명은 전원 사망했다.
모사드는 이후 테러에 연관된 인물들은 모두 암살하는 작전인 ‘신의 분노’ 작전을 세웠다. 골다 메이어 당시 이스라엘 총리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모사드는 6년 동안 중동과 유럽 각지에서 관련자 20여명을 전부 사살했다.
2010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시행된 하마스 핵심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의 창설자 마흐무드 알마브후흐 암살 작전 역시 대표적 사례다.
UAE 두바이에 있는 호텔에 묵고 있던 알마브후흐는 호텔 직원 등으로 위장한 모사드 요원들에게 사살됐다. 알마브후흐가 호텔 객실에 들어서고 모사드 요원들이 호텔을 빠져나갈 때까지 걸린 시간은 단 22분이었다.
모사드는 20년 동안 작전을 진행했다고 한다. 모사드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의 무기 밀반입 총 책임자인 알마브후흐를 1989년부터 추적했다. 알마브후흐는 사살된 당일에도 이란 무기 거래상과 접선하기 위해 두바이에 왔었다.
경호차량이 호위중인데도 원격 암살
모사드는 이스라엘의 막대한 예산 지원과 기술 지원으로 역량을 계속해서 발전시키고 있다. FT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모사드가 개인 스마트폰 등에 대한 음성 인식 감시 기술과 인공지능(AI) 정보 처리 기술 등을 운용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 헤즈볼라의 수장인 하산 나스랄라는 최근 몇 달 전부터 무장대원들에게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현재 헤즈볼라 대원들은 호출 기기나 유선 전화 등을 활용하고 있다.
모사드의 암살 기법은 다양해 예측이 까다롭고, 첨단 기술을 채택하고 있어 대응이 어렵다. 지난 2020년 11월 이란 최고의 핵 과학자 모흐센 파흐리자데가 수도 테헤란 외곽에서 승용차로 이동하다 기관총 공격을 받고 사망했는데, 해당 무기는 원격으로 조종됐다.
파흐리자데 암살은 영화 ‘007’을 방불케 한다. 파흐리자데는 무장 경호 차량 3대가 호위하는 상황에서 사살됐다. 파흐리자데가 탑승한 차량이 교차로에 진입해 속도를 늦추자 옆에 있던 트럭에서 기관총 불꽃이 뿜어져 나왔다.
기관총은 위성에서 제어를 받았으며, AI 기술이 적용돼 파흐리자데의 얼굴만 표적으로 인식했다. 그의 옆에 불과 25cm 떨어져 있던 아내는 총에 한 발도 맞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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