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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물가와 GDP

7월 물가, 오름폭 키우며 2.6%... 석유류·채소 가격 상승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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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류 8.4% 상승...21개월 만에 최대
폭우에 채소 가격 들썩
근원물가 제자리..."둔화 흐름 곧 재개"
한국일보

집중호우와 폭염으로 채소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8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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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가 2.6%를 기록,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장마‧폭염으로 농산물 가격이 올랐고, 유류세 인하폭 축소로 석유류 가격이 뛴 영향이다. 다만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는 큰 변화가 없는 만큼 정부는 기상 등 일시적 요인이 해소되면 물가 둔화 흐름이 다시 이어질 것으로 봤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 보고서를 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6% 올랐다. 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8%에서 2, 3월 3.1%로 높아졌다가 4월 2.9%→5월 2.7%→6월 2.4%로 오름폭이 축소돼왔다.

하락세를 타던 물가 상승률이 다시 고개를 치켜든 건 석유류 가격이 크게 상승해서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2개월 연장하면서 인하율을 축소한 데다, 국제유가마저 상승세를 타면서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8.4% 올랐다. 2022년 10월(10.3%)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휘발유(7.9%)와 경유(10.5%) 가격이 모두 뛰면서 석유류가 전체 물가 상승률에 미친 기여도 역시 0.32%포인트를 기록했다. 전월(0.16%포인트)보다 두 배 높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1년 전보다 5.5% 올라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배 가격은 154.6% 상승해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사과 가격(39.6%)도 고공행진을 이어갔고, 채소 가격은 들썩였다. 지난달 시금치(62.1%)와 상추(57.2%), 오이(45.6%), 배추(27.3%) 가격은 전달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다만 전체 농축수산물 물가는 3월(11.7%) 이후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국제유가 상승과 국내 집중호우 같은 일시적 요인 영향으로 물가 상승률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물가를 밀어올린 일시적 요인이 해소되면 물가 상승률이 다시 하향 안정세를 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지수(식료품‧에너지 제외) 상승률은 2.2%로, 3개월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계절적 요인 등에 따라 가격 변동폭이 큰 품목을 뺀 물가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하며 “일시적 요인이 해소되고 추가 충격이 없다면, 8월부턴 2% 초중반대 물가 둔화 흐름이 재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중동 정세와 맞물려 있는 국제유가 동향을 살피면서 필요시 적기에 대응하는 한편, 알뜰주유소를 연내 40개 선정하는 등 석유류 가격 안정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세종=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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