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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헤즈볼라 "이스라엘 레드라인 넘어…전쟁도 새로운 단계"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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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즈볼라 지도자 "모든 전선서 분노와 보복 있을 것"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사령관 장례식서 영상 연설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인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의 전쟁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경고 수위를 높였다. 기존의 국지전이 아닌 전면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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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헤즈볼라의 수장인 하산 나스랄라가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공습으로 숨진 푸아드 슈크르 사령관의 장례식에서 영상을 통해 연설하고 있다. 연설은 비공개 장소에서 진행됐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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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BBC방송 등에 따르면 헤즈볼라 수장인 하산 나스랄라는 이날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공습으로 숨진 푸아드 슈크르 사령관의 장례식에서 연설하며 “이스라엘은 레드라인을 넘었다. 이제 (이스라엘과의) 전쟁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가자지구를 지원하는 모든 전선에서 분노와 보복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자지구 전쟁을 지원하는 단계를 넘어 모든 전선에서 공식적인 전투를 치르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나스랄라는 “적인 이스라엘에게 고한다. 지금은 조금 웃어라. 하지만 너희는 얼마나 많은 레드라인을 넘었는지 모르기 때문에 향후 끔찍하게 울부짖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이스라엘과 전쟁이 발발했을 때까지만 해도 가자지구를 지원하는 게 그들의 목표라고 밝혔다. 이에 이스라엘에 대한 헤즈볼라의 공격은 국경 지역에 국한해 이스라엘의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양측의 공방은 더욱 격해졌다. 지난달 27일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점령지인 골란고원 축구장에 로켓을 발사했고, 이 공격으로 어린이를 포함해 12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은 즉각 대응에 나서 레바논 수도인 베이루트에 공습을 가했고, 추가 보복을 승인했다.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지난달 31일에는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하마스 최고지도자인 이르마르 하니예가 공습에 암살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란과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하고 보복을 예고했다. 명확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정황상 이스라엘의 소행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이스라엘이 하니예의 숙소에 미리 설치해둔 폭탄을 터뜨려 살해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나스랄라는 다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사이의 적대 행위를 중단하는 유일한 방법은 가자지구에서의 휴전”이라며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러나 하니예가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을 주도한 핵심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스라엘은 휴전 의지가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스라엘이 전쟁을 확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하니예를 암살했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우리는 이란이라는 악의 축과 실존적 전쟁 중이다. 이스라엘은 방어적이든 공격적이든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할 준비가 매우 잘 돼 있다”며 “우리는 우리에 대한 모든 공격 행위에 대해 매우 큰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니예 암살에 대한 공식 언급은 피하면서도 확전에 대비하고 자국을 향한 공격에 강경하게 맞대응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그는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도 전화통화를 갖고 친이란 무장세력의 위협과 관련해 방어·지원 약속을 재확인하고 추가 미군·무기 배치 등을 논의했다.

한편 나스랄라는 미국에 대해서도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레바논 현지 매체인 알아흐바르는 “레바논과 이스라엘 간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이끌어 온 미국 특사 아모스 호흐슈타인은 레바논 관리들에게 베이루트 공격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며 “미국이 우리를 속였다”고 거들었다.

BBC는 나스랄라의 이날 연설에 대해 “이란이 친이란 단체들에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공격을 명령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이뤄졌다”며 “그의 연설은 예상대로 이스라엘에 대한 날카로운 경고를 담고 있었지만 더 큰 전쟁이 당장 임박했다는 것을 암시하진 않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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