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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바키아 부총리 "기독교 모독한 올림픽…폐막식 불참"[파리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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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그퀸 개막식 공연 논란 확산

"변태적 타락의 역겨운 상징" 비판

공연 연출한 DJ "살해 위협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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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개회식에서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공연 모습.[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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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시 타라바 슬로바키아 부총리가 파리올림픽 개막식에서 논란이 됐던 드래그퀸(여장남자) 공연에 대한 강한 불쾌감을 표출하며 예정됐던 파리올림픽 폐막식 참석을 거부했다. 해당 공연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외설적으로 패러디했다는 비판 속에 전 세계 기독교인들의 공분을 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해당 공연을 연출한 DJ에 대한 악성 댓글이 끊이질 않고 살해 위협이 나오면서 법적 분쟁도 예상되고 있다.
"스포츠정신을 진보적 정치극으로 남용…폐막식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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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시 타라바 슬로바키아 부총리.[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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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티코에 따르면 타라바 부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파리올림픽 개막식 공연은 변태적인 타락의 역겨운 상징"이라며 "원래 폐막식에 슬로바키아 대표로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스포츠 정신의 아름다움을 진보적 정치극으로 남용한 올림픽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타라바 부총리는 극우정당인 슬로바키아 국민당(SNS) 소속으로 집권여당인 사회민주당(SMER)과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정치인이다. 소속 정당 자체가 민족주의와 기독교 전통을 중시하는 만큼, 개막식 공연에 대한 불쾌감을 공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타라바 부총리가 비판한 개막식 공연은 지난달 26일 파리 센강에서 열렸던 '축제(Festival)' 공연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화 '최후의 만찬' 속 예수와 12사도의 모습을 패러디했다. 해당 공연에서 드래그퀸 공연자들이 12사도 역할로 나왔고, 예수 대신 왕관을 쓴 여성이 등장해 기독교계의 반발을 불러왔다.

논란이 커지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공식 사과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안 데스캄프 IOC 대변인은 개막식 직후 성명을 통해 "어떠한 종교 집단에도 무례함을 보이려는 의도는 절대 없었다. 반대로 우리는 관용과 공동체 정신을 보여주려고 했다"며 "만약 사람들이 불쾌감을 느꼈다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최후의 만찬 패러디 공연 논란 확산…전 세계 기독교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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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현지시간)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 위치한 프랑스 대사관 앞에서 기독교인 시위대들이 파리올림픽 개막식 공연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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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가 공식 사과 입장을 냈음에도 프랑스 내 기독교인들은 물론 전 세계 기독교계의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해당 공연의 목적이 풍자와 해학, 다양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라고 해도 종교적 감수성을 지나치게 무시했다는 비판이 주를 이루고 있다.

개막식 공연 다음 날인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프랑스 가톨릭 주교회는 성명을 통해 "불행하게도 기독교에 대한 조롱과 조소의 장면들이 포함돼 있었다"며 "특정 장면의 지나침과 도발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대륙의 기독교인들에 대해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독일 주교회도 파리올림픽 개회식에 대해 "인상적인 개회식"이었다면서도 "'퀴어(성소수자) 성찬식'은 최악의 장면이었으며 완전히 불필요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유명한 종교인으로 미네소타주 위노나·로체스터 가톨릭 교구장인 로버트 배런 주교는 "최후의 만찬에 대한 이 역겨운 조롱 외에 내가 볼 수 있는 것은 무엇이냐"며 "우리 기독교인과 가톨릭 신자들은 저항해야 한다.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올림픽 공식 참가가 제한된 러시아도 개막식 공연을 비판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이번 개회식이 기독교인들에 대한 조롱을 만들어냈으며 '퀴어 퍼레이드'였다"고 비난했다. 러시아 정교회도 "과거 유럽 문명의 기독교 수도 중 하나였던 곳에서 문화적, 역사적 자살이 벌어지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공연 연출한 DJ "여러 차례 살해 위협 받아, 법적 대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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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개막식 공연을 연출한 DJ인 바버라 부치.[이미지출처=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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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공연을 연출한 DJ인 바버라 부치는 온라인상에서 각종 괴롭힘과 명예훼손이 이어지고 살해 위협까지 받으면서 이에 대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부치의 변호인인 오드리 음셀라티는 부치를 향한 온라인 괴롭힘과 살해 위협, 모욕에 대해 공식적으로 법적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음셀라티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부치가 자신과 자신의 선택을 변호하고 싶어한다. 여전히 자신의 참여를 자랑스러워한다"며 "부치를 겨냥한 증오 메시지가 거의 분 단위로 도착한다. 시상식의 드래그 예술가들도 사이버 폭력의 표적이 됐다"고 전했다.

부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성명서를 올리고 "누군가가 뭐라고 하든 나는 존재한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 부끄러워한 적이 없으며 예술적 선택을 포함해 모든 것에 대해 책임진다"고 강조했다.

고소장을 접수한 파리 검찰은 해당 사안을 증오 범죄 퇴치를 전문으로 하는 경찰에 수사를 맡겼다. 파리 경찰은 부치에게 직접 보내졌거나 온라인에 게재된 종교 및 성적 성향에 기반한 차별적 메시지에 초점을 맞춰 수사할 계획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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