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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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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고용 냉각 더는 안돼"···내년 1월까지 '4연속 인하'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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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피벗 논의' 못박은 美]

◆ 파월, 구체적 인하 시점 첫 언급

'인플레 2%' 목표까지 둔화 확신

"금리인하 가까워져" 수차례 강조

7월 회의때 인하 논의 공개하기도

실업수당청구 24.9만, 전망치 상회

이달 잭슨홀미팅서 구체화 전망

英, 0.25%P 인하···팬데믹 이후 처음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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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1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시장의 관심은 금리 인하 여부보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확실한 신호를 줄 것인지에 쏠렸다. 이미 시장에서는 7월 금리 동결 확률을 100%로 봤다. 회의 직후 발표된 정책 결정문에는 확실히 바뀐 연준의 기조가 묻어났다. 무엇보다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해 각별히 주의하고 있다”던 기존 문구가 이번에는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양쪽의 리스크에 주의하고 있다”로 대체됐다. 고용 악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금리 인하가 임박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명확한 금리 인하 신호를 보냈다. 파월 의장은 “그동안 우리가 이룬 진전을 고려할 때 이제 인플레이션에 100% 집중할 필요는 없다”며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일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기준금리를 낮추기 시작할 만한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르면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위원회의 대체적인 인식은 정책금리 인하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물론 9월 금리 인하를 위해서는 물가와 고용·성장세가 개선돼야 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다만 파월 의장 스스로 이미 경제지표는 이 같은 조건에 부합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그는 물가에 대해 “상품과 비주거 서비스, 주택 서비스 등 세 가지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범주에서 인플레이션이 모두 진전을 보였다”며 “이는 (금리인하) 자신감을 더해주고 있다”고 했다.

그는 고용시장에 대해서도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돌아왔다”며 “당시 인플레이션이 2% 이하였던 점을 고려하면 노동시장은 더 이상 물가 상승 요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한 발 더 나아가 “노동시장이 더 냉각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9월 FOMC를 앞두고 발표되는 고용지표의 중요성이 커졌다. 이날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4만 9000건으로 전주 대비 1만 4000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 전망치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로 노동시장의 열기가 식고 있다는 신호다. 6월 실업률도 4.1%로 지난해 4월 기록한 역사상 최저점인 3.4%를 크게 웃돌았다. 경기 침체 판단 도구 중 하나인 ‘삼의 법칙(Sahm’s rule)’이 규정하는 침체 기준에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의 법칙은 최근 3개월 실업률 평균치가 지난 1년간 최저 실업률보다 0.5%포인트 더 오르면 경기 침체라고 규정한다. 현재 6월 기준 삼의 법칙 지표는 0.43%포인트다. 파월 의장은 “삼의 법칙은 고용시장이 갑작스럽게 붕괴할 수 있을지와 관련해 우리가 신경을 쓰는 부분”이라며 “삼의 법칙 기준을 넘었다고 해서 반드시 경기가 침체하는 것은 아니지만 통계상 그런 경향을 보여왔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정책 결정문과 기자회견을 통해 고용시장을 잇따라 강조한 것을 두고 “노동시장이 더 이상 약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한 새로운 단계로 한 걸음 다가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7월 회의에서도 금리 인하에 대한 논의가 일부 있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하는 데 대한 실질적인 논의가 있었다”면서 “다만 압도적인 다수가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를 바꾸지 않는 쪽을 지지했다”고 언급했다. 자산관리 업체 TCW의 글로벌 금리 책임자 제이미 패튼은 “7월에 진지하게 논의했다면 뭔가 큰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9월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고 해석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발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표 추세에 드라마틱한 변화가 없는 한 9월 금리 인하는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연준은 9월 FOMC까지 7월과 8월 두 달 치의 물가와 고용지표를 확인하게 된다. 8월 14일 발표 예정인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긍정적으로 나올 경우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9월 금리 인하 목소리를 강하게 낼 것으로 관측된다. 애나 웡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수석미국이코노미스트는 “9월 인하에 대한 가장 명확한 신호는 7월 고용과 물가 지표가 발표된 직후인 연준의 정례 경제정책 콘퍼런스(잭슨홀 미팅)에서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은 9월 금리 인하를 시작해 내년 1월까지 총 네 번의 회의마다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 샘 코핀은 “올 하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 남은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씩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금융시장은 금리 인하 전망을 반영해 움직였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이날 약 0.1%포인트 하락하는 등 이달에만 총 0.36%포인트 내려 올해 들어 월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기준금리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날 4.266%까지 떨어져 올 2월 1일(4.21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뉴욕 증시도 나스닥 종합지수가 2.64%오르는 등 상승했다. 콜럼비아스레드니들의 금리 전략가 에드 알후세이니는 “금융시장은 상당 폭의 통화정책 완화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중앙은행 통화정책위원회(MPC)는 이날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5%로 0.25%포인트 내렸다. 영국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선 것은 2020년 3월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영국중앙은행은 2021년 12월(0.1%)부터 2023년 8월(5.25%)까지 14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이후 10%대에 달하던 CPI 상승률이 지난해 8월 6.7%로 낮아지자 9월부터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해왔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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