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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하니야 암살’ 안보리 긴급회의…중동 정세불안 책임 두고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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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3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이사국 대사들이 참석해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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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긴급회의를 열어 이스라엘이 배후로 지목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의 암살과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사이 공습과 반격에 대한 조처를 촉구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이 서로를 비난하는 가운데 미국과 영국은 중동 정세를 불안하게 만든 책임을 이란에 돌렸고, 러시아와 알제리는 이스라엘을 탓했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유엔대사는 “안보리는 이스라엘의 공격 행위를 책임지게 하기 위해 즉각적인 조처를 해야 한다”며 하니야 암살과 헤즈볼라 공습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추가적인 국제법 위반을 막고 국제사회가 용납하지 않을 것을 알리기 위한 제재와 조처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이스 오브 아메리카’가 보도했다. 이날 긴급회의는 이란 요청으로 열렸다.



조나단 밀러 이스라엘 차석대사는 강하게 맞섰다. 그는 지난달 30일 이스라엘의 헤즈볼라를 겨냥한 레바논 베이루트 공습과 관련해, “이번 작전은 우리가 자신을 방어하고 우리를 해치려는 자들에 대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란 명확한 메시지”라며 안보리가 이란에 대해 새 제재를 가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새벽 이란 테헤란에서 벌어진 하니야 암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이스라엘은 이와 관련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안보리 회의장은 이스라엘과 이란을 두고 극명히 다른 분위기가 조성됐다. 드미트리 폴란스키 러시아 차석대사는 하니야의 암살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휴전에 초점을 맞춘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중재 협상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며 “이미 끓어오른 지역 분위기 속에 이란을 끌어들이려는 시도”라고 이란을 감쌌다. 그는 이어 “고위급 정치적·군사적 인물에 대한 표적 암살의 잔혹한 관행이 중동을 전면적 지역 전쟁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경고하며 이스라엘-헤즈볼라 교전 행위 전면 중단 촉구 등이 담긴 유엔 안보리 결의 1701호의 전면적, 포괄적 이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마르 벤자마 알제리 대사도 이스라엘의 잇단 공격을 “국제법과 이란의 주권을 위반한 테러 행위”라고 비난했다.



반면 미국과 영국은 이란이 지역 불안정을 초래한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로버트 우드 미국 차석대사는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 기타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권리가 있다”며 이스라엘방위군(IDF)이 지난달 27일 골란고원 축구장 로켓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30일 레바논 베이루트를 폭격한 것은 “책임이 헤즈볼라에게 있다”고 말했다. 우드 대사는 이어 “이란 지원을 받은 헤즈볼라가 지난해 10월부터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고 있으며, 안보리 회원국은 이런 공격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며 이란이 안보리 결의안을 준수하고 지역 안보를 위협하는 것에 대한 추가 조처를 고려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바바라 우드워드 영국 대사도 “폭탄과 총알이 장기적 평화를 보장하지 않는다”며 양쪽에 자제를 촉구하면서도 이란이 지원하는 예멘 후티 반군의 이스라엘 공격도 중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어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공습과 이스라엘 소행으로 보이는 하니야 암살은 “위험한 상황의 격화”를 나타낸다며 모든 노력이 가자지구의 휴전을 달성하고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을 안정시키는데 집중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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