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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헤즈볼라 사령관 제거" 이스라엘 보복, 또 중동 확전 불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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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전 확대' 양측 모두에 부담돼 수위 조절 전망…
"이스라엘, 미국에 '제한적' 보복 계획 사전 통보"
이스라엘 관리 "보복 끝. 지역전쟁 시작 의도 없어"

머니투데이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레바논 베이루트의 남부 교외 지역을 공습한 뒤 부서진 건물 잔해 옆으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골란고원에서 어린이 사망자를 낸 로켓공격에 책임이 있는 헤즈볼라 사령관이 공습 목표였다고 밝혔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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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레바논 무장 단체) 소행으로 추정되는 골란고원 축구장 폭격 사태에 대한 보복으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겨냥한 공습을 감행해 헤즈볼라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를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슈크르의 사망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헤즈볼라가 앞서 이스라엘이 보복 공격을 하면 맞대응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번 사태가 중동 전면전으로 확대할 거란 우려가 한층 커졌다.

다만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모두 미국 등 국제사회 압박 속 전면전 확대 우려에 선을 긋고 추가적인 군사적 대응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어 양측 충돌이 중동 전쟁으로 확산하지 않을 거란 관측도 존재한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뉴욕타임스(NYT)·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을 통해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 드론(무인기) 공급으로 슈크르를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사살 주장이 사실로 확인되면 슈크르는 2016년 당시 헤즈볼라 최고 사령관이었던 무스타바 바드레딘이 시리아에서 살해된 이후 암살당한 헤즈볼라의 최고위급 간부가 된다고 CNN은 설명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여성 1명과 어린이 2명이 사망했다며 피해 사실을 발표하면서도 슈크르의 사망 여부는 확인하지 않고 있다.

슈크르는 헤즈볼라의 사무총장인 하산 나스랄라의 고위 군사 고문이자 지하드 위원회의 일원이다. 나스랄라 사무총장의 오른팔로 하지 모흐신으로도 불리는 그는 1983년 베이루트 주둔 미국 해병대 막사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를 주도한 인물로도 알려졌다. 당시 폭탄 테러로 미군 241명이 사망했고, 미국은 그의 체포를 위해 현상금 500만달러(약 69억550만원)를 내걸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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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가 헤즈볼라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에게 500만달러 현상금을 내건 공고문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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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은 지난 27일 이스라엘 점령지인 골란고원 축구장에 떨어진 로켓으로 어린이 등 12명이 사망한 것에 대한 보복이다. 이스라엘 측은 공격의 배후를 헤즈볼라로 지목하고 "가혹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이에 헤즈볼라는 이를 부인하며 이스라엘이 보복 공격을 하면 맞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CNN은 "슈크르의 사망 여부와 관계없이 이날 공습은 (가자지구 전쟁으로)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대치가 시작된 이래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며 "레바논과 이스라엘 간 군사적 충돌이 양국 국경을 넘어 확대할 거란 우려를 키운다"고 지적했다. 특히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와 달리 헤즈볼라는 최대 500kg의 정밀 유도 로켓과 폭탄을 보유하고 있고, 이란의 군사적 지원을 받고 있다고 짚었다. 이란은 헤즈볼라 방어를 위한 지원을 약속하며 보복을 예고한 이스라엘을 향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스라엘 이번 보복이 올해 4월 이란 본토 타격 때처럼 제한적인 수준에 그쳐 전면전으로 확대할 가능성을 낮게 본다. 이스라엘이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전면전 확대 자제' 압박과 가자지구 전쟁 장기화 등으로 전면전 확대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스라엘의 한 관리는 베이루트 공습 이후 현지 매체 채널12 뉴스에 "우리는 보복을 끝냈고 지역 전쟁을 시작할 의도가 없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미국 측에 베이루트 공습 계획을 사전에 알렸다고 한다. 미국 관리는 "이스라엘이 공유한 공습 계획에는 공격 범위가 '제한적'이고, '특정 인물'을 표적으로 삼겠다는 내용이 담겼다"며 전면전 확대 우려를 잠재웠다.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의 군사력이 우위에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전면전 확대는 경계하고 있다고 외신은 설명했다. 단 헤즈볼라가 가자지구에서 휴전이 이뤄질 때까지 계속 싸우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크고 작은 군사적 충돌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CNN은 전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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