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기후대응댐 후보지(안) 14곳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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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정부가 신규 댐 후보지 14곳을 발표하면서 2018년 국가 주도의 대규모 댐 건설을 중단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치수 정책을 6년 만에 뒤집었다. 이에 과거 정부에서 무산됐던 댐 후보지들도 부활했다.
이번에 후보지로 선정된 금강 지천댐과 낙동강 감천댐이 대표적인 사례다. 두 댐은 당초 이명박 정부가 건설을 계획했던 댐 후보지였다. 2012년 당시 국토해양부는 “이상 기후로 인한 국지적 돌발 홍수가 국내외서 증가하고 있어, 지역적 홍수 방어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댐건설장기계획(2012~2021년)을 발표했다. 지천댐과 감천댐도 신규 댐 계획에 포함됐지만 이후 박근혜·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사장됐다.
박재현 환경부 물관리정책실장은 “2012년에도 해당 지천에서 홍수 방어, 용수 공급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댐 건설 계획이 수립됐었는데, 추진되지 못했다”며 “올해 두 댐의 후보지는 2012년과 같지만, 계획이 똑같지는 않다. 댐의 위치 등을 세밀하게 조정해 홍수 등 피해를 막고, 환경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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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마다 180도 뒤집힌 치수 정책…다시 원점으로
김주원 기자 |
2012년 댐건설장기계획(이하 2012 댐 계획)이 발표된 이후 정부는 대규모 댐 건설 계획을 내놓은 적이 없다. 2018년에는 문재인 정부가 “국가 주도 댐 건설을 하지 않겠다”고 못 박으면서 댐 건설 계획은 6년 만에 ‘올스톱’ 됐다. 이후 환경부가 이날 다시 6년 전 선언을 뒤집고 한 번에 14곳에 달하는 댐 건설 후보지를 발표하며 치수 시계를 2012년으로 되돌렸다. 6년마다 치수 정책이 180도 뒤집히면서 12년 만에 결국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다.
윤석열 정부의 기후대응댐 건설 계획은 이명박 정부의 2012 댐 계획과 많은 면에서 닮았다. 환경부는 이날 극한호우로 인한 홍수 위험과 가뭄 등으로 인한 미래 용수 부족에 대비해 총저수용량 3.2억㎥, 연간 용수 2.5억㎥를 공급할 댐 14개의 건설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2012 댐 계획도 기후변화로 인한 국지적 돌발홍수 방어 등을 위해 지천댐을 포함한 국가 주도 댐 6개소와 감천댐을 포함한 지역 건의 소규모 댐 8개소 등 총 14개 후보지를 대상으로 댐 건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2018년 5월 국토부의 치수 기능을 환경부로 이관하는 물관리 일원화 법안이 포함된 정부조직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모습.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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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문재인 정부는 물관리 정책의 방향을 개발에서 보전에 방점을 찍으면서, 신규 댐 건설을 중단할 뿐 아니라 이전 정부에서 만든 보 해제도 추진했다. 2018년 9월 환경부는 ‘통합물관리 비전’을 발표하면서 “댐 정책의 ‘인식 체계(패러다임)’를 건설에서 관리로 전환한다”며 “앞으로 국가 주도의 대규모 댐 건설은 중단하고, 중소규모 댐은 유역 협치(거버넌스)를 통한 합의 및 공감대 확보 아래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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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아닌, 과학자가 유역별 대책 평가해야”
경기 하남시 팔당댐에서 흙탕물이 방류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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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치수 정책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뒤집히면서 갈등을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박근혜 정부 당시 댐사전검토협의회에 참여했던 신재은 풀씨행동연구소 캠페이너는“기후변화 시기일수록 강 유역별로 맞는 홍수나 가뭄 대책을 과학자가 평가하고, 정치와 행정이 수행해 나가야 한다”면서도 “정부가 바뀔 때마다 치수 정책이 정해져 내려와 과학자가 그 근거를 대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다”고 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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