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주의 되풀이 불보듯
해리스도 ‘친노동’ 노선 기본
탄소중립으로 무역장벽 강화
세계 제조공장 빨아들이는 美
한국도 공급망 변화 대비해야
다음은 최근 미국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등장했던 발언들이다. 이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어떤 것일까.
① 나는 미국 기업과 자동차 노동자들에게 절망적 상황을 만드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 ② 우리는 다시 공장을 지어 미국 노동자들의 임금을 보호하겠다. ③ 나는 미국 자동차 산업과 미국 자동차 노동자를 위한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
답은 ③번이다. 바이든은 지난 11일 미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정부 보조금 지급을 발표하면서 “미국 노동자에 의해 미국에서 생산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포럼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RNC)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J.D.밴스 연방 상원의원(오하이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FILE PHOTO: Republican presidential nominee and former U.S. President Donald Trump shakes hands with vice presidential nominee J.D. Vance as he arrives to attend Day 2 of the Republican National Convention (RNC), at the Fiserv Forum in Milwaukee, Wisconsin, U.S., July 16, 2024. REUTERS/Marco Bello/File 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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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번과 ②번 발언의 주인공은 각각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다. 트럼프는 “자동차 일자리를 미국으로 되돌리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밴스의 발언은 “무제한의 무역을 위해 미국의 공급망을 희생하지 않겠다”는 맥락에서 나왔다.
‘메이드 인 아메리카’를 우선순위에 두는 것은 민주당이나 공화당이나 다를 바 없다는 얘기다. 오는 11월 대통령선거의 향방은 결국 미시간·오하이오·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와 같은 ‘러스트벨트’ 지역 표심이 좌우할 것이기에 그렇다.
민주당 대선후보가 확실시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바이든 노선’을 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바이든보다 더 친(親)노동적 입장을 취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친노동’이 보호무역으로 확장하는 과정은 ‘트럼프 1기’에서 지켜볼 수 있었던 장면이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27일 매사추세츠주 피츠필드에서 열린 선거유세 현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Vice President Kamala Harris delivers remarks at a campaign event in Pittsfield, Mass., Saturday, July 27, 2024. (AP Photo/Stephanie Scarbrough, Pool) POOL 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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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부는 최근 ‘트럼프 1기’의 상징적 조치였던 ‘철강 232조’를 한층 강화했다. 멕시코를 경유해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의 원산지 규정을 더 엄격히 한 것이다. 이 조치로 한국 기업도 직격탄을 맞게 됐다.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여한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위원은 앨런 울프 방문연구원과 함께 펴낸 보고서에서 “누가 집권하든 미국 신(新)행정부의 통상정책은 ‘뉴 노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통상 질서는 결코 트럼프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메이드 인 아메리카’를 향한 정치적 압력은 갈수록 거세질 것이다. 미국은 중국을 제치고 한국 최대의 수출 시장으로 떠올랐다. 지금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에 나서야 할 때다.
최승진 워싱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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