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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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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텐 지분 내놓겠다”는 구영배···검찰은 법리검토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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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구영배 큐텐 대표. 연합뉴스


티몬과 위메프의 모기업인 싱가포르 기반 e커머스 기업 큐텐의 구영배 대표가 자신이 보유한 큐텐 지분 등을 내놓아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를 해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2일 티몬이 입점 셀러들에게 무기한 정산 지연을 공지한 지 1주일 만에 나온 첫 공식 입장이다. 피해 소비자·판매자들의 분노가 커지고 검찰도 법리검토에 착수하자 잠행을 이어가던 구 대표가 메시지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구 대표는 29일 오전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그룹 차원에서 펀딩과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으며 제가 가진 재산의 대부분인 큐텐 지분 전체를 매각하거나 담보로 활용해 사태 수습에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큐텐도 매년 영업적자가 누적되는 등 재무 상태가 좋지 않아 큐텐 차원에서 구체적 자금 조달 방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큐텐은 2021년 기준 유동부채가 5177억원으로 유동자산(1454억원)의 3.5배에 이르고 누적 결손금도 4316억원에 달한다. 최근 큐텐은 금융당국과의 면담에서 약 5000만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 계획은 내놓지 못했다.

구 대표가 밝힌 소비자 피해 규모는 여행상품을 중심으로 500억원대다. 판매자 미정산 금액은 추산조차 하지 못하는 상태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이준동)는 티몬·위메프 사태와 관련해 적용할 혐의가 있는지 내부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 티몬과 위메프가 판매대금을 제때 지급하기 어렵다는 점이나 환불이 어렵다는 점을 알면서도 판매를 계속했다면 형법상 사기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입점업체에 줘야 할 판매대금을 사업 확장 과정에서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면 횡령·배임 혐의가 성립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일부 소비자들은 이날 큐텐 구 대표와 티몬·위메프 대표이사, 재무이사 등 5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기획재정부와 중소벤처기업부 등은 티몬·위메프 입점 판매자들에게 5600억원 규모의 저리 대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피해 입점업체들은 이날 시민사회단체와 기자회견을 열고 “대출 자금 지원 외의 중소상공인 피해자들을 구제할 근본 대책을 마련하고 큐텐 등의 민·형사상 책임을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온라인 플랫폼법안 등 플랫폼 규제안을 회피한 공정거래위원회도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오동욱 기자 5d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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