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암초 관련 잠정 합의 이후에도 이견 지속
지난 3월 필리핀 암초 보급선을 가로 막는 중국 해안경비대 선박(왼쪽) |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필리핀이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에 중국과 충돌 없이 '물자 보급'에 무난히 성공한 이후에도 중국이 이와 관련한 양국 합의를 잘못 해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확산 일로였던 해당 암초 영유권 갈등이 이번 물자 보급을 계기로 어느 정도 진정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지만, 양측간 해묵은 갈등은 쉽게 해결되지 않는 모양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테레시타 다자 필리핀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중국이 필리핀의 재보급 임무를 잘못 해석하고 있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자 대변인은 "오해를 피하기 위해 양국이 어떻게 차이를 관리할지를 인정하는 대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필리핀과 중국이 합의한 내용을 잘못 전하는 쪽을 택했다"며 "합의된 내용과 시행 방법에 대해 계속해서 잘못된 개념을 전하는 것은 도움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중국 측이 해당 임무와 합의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잘못 해석하고 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양국은 오랫동안 세컨드 토머스 암초의 영유권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필리핀은 1999년 이 암초에 제2차 세계대전 때 쓰인 상륙함인 시에라 마드레함을 고의로 좌초시킨 뒤 이 배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10명 안팎의 해병대원을 상주시키고 주기적으로 식량·선박 보강용 자재 등 물자를 공급해왔다.
그러자 중국은 물대포 등을 동원해 필리핀군의 물자 보급 임무를 방해했고, 양측은 이 암초 인근 해역에서 충돌을 거듭했다.
지난 달 17일에는 양측 충돌로 필리핀 해군 병사 1명의 엄지손가락이 절단됐고 다른 병사 여럿이 다치기도 했다.
이에 양국은 긴장을 낮추기 위해 협상을 벌였고 지난 21일 시에라 마드레함 상주 병력에 대한 물자 보급과 관련해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 지난 27일에는 필리핀의 물자 보급이 원활하게 진행됐다.
그러나 이런 상황 속에서도 양측은 합의 세부 사항을 놓고 계속해서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2일 물자 보급 시 중국에 사전 통보, 중국 측의 현장 검증 등 해당 합의에 3가지 조건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고, 다자 대변인은 "(중국) 대변인의 사전 통보 등 발언은 부정확하다"고 반박했다.
필리핀 군 측도 이와 관련, 28일 성명을 통해 "필리핀은 물자 보급과 관련해 중국의 승인을 구하지 않았으며 중국 해안 경비대의 승선 및 검증 등도 없었다"고 중국 측 주장을 반박했다.
양측은 이런 갈등 속에서도 지금까지 합의문 전문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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