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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호황 맞은 조선업은 외국인이 메우고, 건설·섬유는 고용 감소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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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용정보원 2024년 하반기 일자리 전망
조선업 호황에 6.3% 고용 늘지만 '구직자 기피'
지난해에도 신규 채용 86%, 외국 인력이 채워
한국일보

울산의 한 조선소에서 노동자가 작업을 하고 있다. 울산 산재추방운동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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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업종 중 대외 여건 개선으로 최근 호황기를 맞은 조선업·반도체는 올해 하반기 고용이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조선업은 '빈 일자리' 상당수를 미숙련 외국 인력이 채우는 형국이다. 건설·섬유 업종은 각각 경기 부진과 생산시설 해외 이전 등으로 고용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고용정보원·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이 같은 내용의 2024년 하반기 주요 업종 일자리 전망을 29일 발표했다. 해당 분석은 국내 8개 주력 제조 업종(기계 조선 전자 섬유 철강 반도체 자동차 디스플레이)과 건설업, 금융·보험업 등 10개 업종을 대상으로 한다.

분석 결과 지난해 하반기 대비 조선업(6.3%)과 반도체(1.8%)는 일자리가 늘고, 건설(-2.7%)과 섬유(-2.1%)는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나머지 6개 업종은 고용 규모가 현상 유지(-1.5%~1.5% 범위 내) 수준일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상반기 조선업 노동자 규모는 11만4,000여 명이었고, 하반기에는 지난해 대비 7,000명(6.3%)이 늘어날 전망이다. 2022년 전후 다시 호황을 맞은 조선업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고용을 줄곧 늘리고 있지만, 다른 산업 평균(8.3%) 대비 미충원율(14.7%)이 높다. 그 원인으로는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 기대와 맞지 않아서'(42.4%), '구직자가 기피하는 직종'(27.1%) 등이 주로 꼽혔다. 이에 빈 일자리 대부분은 외국 인력이 채우는 상황으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조선업에 신규 채용된 생산 인력의 86%는 외국인 노동자였다.

국내 수출 1위 산업인 반도체는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에 따른 고부가 메모리 시장 호황 등으로 수출이 늘면서 하반기 고용이 지난해 대비 3,000명(1.8%) 늘어날 전망이다. 반도체 업종 미충원율 또한 26.5%로 매우 높은 편인데, '근로조건이 구직자 기대와 맞지 않는'(34.8%) 문제도 있지만 '사업체가 요구하는 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없음'(22.2%), '사업체가 요구하는 학력·자격 보유 지원자가 없음'(19.0%) 등 우수 인력 양성이 미비한 문제도 주원인으로 꼽혔다.

건설업은 고금리, 건설비 상승, 건설 투자 감소 등의 여파로 건설 수요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지난해 대비 올해 하반기엔 고용이 5만8,000명(2.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표적인 노동 집약 산업으로 꼽히는 섬유 산업은 생산시설 해외 이전이 늘고 역수입도 증가하면서 수년째 고용 감소가 이어지는 추세다. 올해 하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3,000명(2.1%)이 줄어들 전망이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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