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팀장 김보성 강력범죄수사부장)은 2023년 10월부터 이번 달까지 다크웹 마약 판매 사이트를 집중 수사해 12명을 구속 하고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
검찰이 다크웹 마약 사이트 판매상 등을 대규모 적발했다. 사진은 한 판매상이 소지하고 있던 액상대마, 해시시, 코카인, 엑스터시. /서울중앙지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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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적발한 사이트는 회원 3962명이 가입해 있고, 판매상 13개 그룹이 활동하는 등 마약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던 곳이었다. 해당 사이트는 오픈마켓 형태로, 다양한 판매자와 구매자의 불법 마약 거래를 이어주는 쇼핑 플랫폼 형태였다고 한다. 김 부장검사는 “해당 사이트는 한국에서 가장 큰 사이트이자 한국어로 된 남아있는 거의 유일한 사이트”라고 말했다.
이 사이트는 운영자, 판매상, 구매자 모두 서로의 신분을 알지 못한 채 철저히 익명으로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운영자가 등록비 150만원을 가상화폐로 받고 판매상 등록을 해주면, 판매상이 사이트에 마약 판매 광고를 게시한다. 구매자가 마약을 주문하면 운영자가 주문 및 결제 내역을 판매상에게 전달하고, 판매상은 구매자들에게 미리 마약을 은닉해준 장소(좌표)를 제공하는 이른바 ‘던지기’ 방식을 이용했다.
검찰에 적발된 이들은 총 6개 판매상 그룹에서 활동했다. 이들 그룹의 판매상들은 주로 국내 공급책으로부터 마약을 조달받았지만, 2개 그룹은 직접 해외 마약 밀수에도 관여했다. 이들이 수입한 마약류는 합성대마 5000ml, 대마 1793g, 액상대마 카트리지 78개, 코카인 43g, MDMA 47정, 사일로신 초콜렛 2100g 등 약 9억원 상당이었다. 합성대마와 대마는 각각 태국·베트남에서, 케타민·코카인·액상대마 등은 미국에서 들여왔고 한다. 또 일부 판매상들은 주택가 한복판에서 대마를 직접 재배하고 액상대마를 제조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들로부터 대마 4.4kg, 합성대마 4677ml, MDMA 38정, 코카인 36g, 케타민 10g 등 합계 10억5800만원 상당의 마약류를 압수했다. 이는 총 1만7250여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검찰이 다크웹 마약 사이트 판매상 등을 대규모 적발했다. 사진은 한 판매상이 재배한 대마. /서울중앙지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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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은 2017년 신설된 서울중앙지검 ‘다크웹 전문수사팀’이 맡았다. 검찰은 판매상들의 광고를 단서로 이들이 남긴 흔적을 수집해 판매상들의 인적사항을 특정했다. 특히 가상자산 거래내역 분석을 통해 판매그룹별 최근 2년간 마약류 판매내역을 확인하고, 마약류의 출처인 수입내역 등도 밝혀냈다. 다만 검찰은 “상세한 수사기법은 보안 문제로 비공개한다”고 밝혔다.
판매그룹 중 절반인 6개 그룹이 검찰 수사로 검거되자 해당 사이트는 이번달 기준 일일 방문자수가 35명으로 급감했고, 활동하는 판매그룹도 4개만 남는 등 사실상 형해화됐다고 한다. 검찰은 사이트 운영자 및 나머지 판매 그룹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 부장검사는 “인터넷 마약류 범죄를 적극적으로 단속해 마약청정국 지위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유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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