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롭게 시위할 권리 지지하지만 반유대주의 용납 못해"
공화당 의원들은 직접 유니온역 찾아 성조기 다시 걸어
트럼프 "우파였으면 징역형" 민주당 정부 비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유니언 역에서 반(反)이스라엘 시위대가 팔레스타인 깃발을 흔들며 성조기를 불태우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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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방문과 더불어 반(反)이스라엘 시위가 격렬해지면서 여야 모두 시위대를 규탄했다. 이스라엘과 거리를 두던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시위대가 성조기마저 불태우자 급히 시위대를 비난하면서 사태 진화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유력한 해리스는 2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어제 워싱턴DC 유니언 역에서 비액국적인 시위대의 위험하고 증오에 찬 발언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잔인한 테러조직 하마스와 연계된 모든 개인을 규탄한다"며 "그들은 이스라엘 국가를 전멸시키고 유대인들을 죽이려고 맹세했다"고 강조했다. 해리스는 "친(親)하마스 세력의 낙서와 발언들은 혐오스러우며, 우리는 이 나라에서 그것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조기는 우리국가의 높은 가장 높은 이상을 상징하며, 미국의 약속을 대표한다"며 "나는 평화롭게 시위할 권리를 지지하지만, 이것은 분명히 하자. 반유대주의, 증오 그리고 어떤 폭력도 이 나라엔 설 곳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 민주당 및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충돌한 직후에는 네타냐후를 지지했지만, 충돌이 길어지면서 점차 이스라엘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특히 민주당 내 강성 좌파 세력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주민들을 학살한다고 주장했고 중동계 유권자들 역시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바이든에게 등을 돌렸다. 11월 대선을 앞둔 바이든과 해리스 모두 강경 대응을 주장하는 네타냐후와 멀어지기 시작했으며 해리스는 24일 네타냐후의 상·하원 합동 연설에 불참했다.
같은날 반이스라엘 시위대는 워싱턴DC 유니언 역에 걸려있던 대형 성조기를 내려 불태우고 그 자리에 팔레스타인 깃발을 걸었다.
이에 네타냐후를 초청했던 공화당과 우파 진영은 강력 반발했다. 일부 공화당 하원 의원들은 24일 저녁에 유니언 역을 찾아 다시 성조기를 걸었다. 공화당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루이지애나주)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오늘 우리는 그들의 잘못을 바로잡았다"라며 "우리는 테러리스트 폭도들이 승리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5일 자신이 세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바이든 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시위대가 "공화당원이나 우파였다면 그들은 당장 구속돼 징역 10∼20년에 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 부패한 정부에서는 그들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2021년 1월 의회 난동 사건 당시 친(親)트럼프 시위대가 중형을 선고받은 것을 암시한 것으로 추정된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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