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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AI 거품 우려에… M7 시총 하루새 1038조원 증발, 亞증시도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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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등 실적 부진이 매도 촉발

美증시, 2년 9개월 만에 최대 낙폭

닛케이 3.28%-코스피 1.74% 급락

“글로벌 증시 당분간 조정 가능성”

동아일보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부진 여파 등으로 1.74%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도 2.08% 급락한 797.29로 마감하며 약 6개월 만에 종가 기준 800 선을 내줬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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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거품 우려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부진 여파에 국내외 증시가 크게 휘청거렸다. 올해 초 미국 증시의 기록적 상승을 견인하던 기술주 7인방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7·M7)’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하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년 9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등 국내 증시도 1% 넘게 급락하면서 미국발 악재에 시달렸다.

● 빅테크 실적 우려에 글로벌 증시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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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날 대비 1.74% 하락한 2,710.65에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전자(―1.95%), SK하이닉스(―8.87%) 등 반도체 종목의 주가가 내려가면서 증시 하락세를 주도했다. SK하이닉스는 역대 최대 분기 매출 달성에도 미국발 증시 하락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일본의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3.28% 하락한 3만7869.51엔에 장을 마쳤다. 닛케이지수가 3만8000 선이 무너진 건 6월 17일 이후 처음이다. 중국 증시도 일제히 떨어졌다.

아시아 증시의 하락은 전날 미국 증시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은 결과다. 24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전일 대비 2.31%, 3.64% 떨어졌다. S&P500지수는 2022년 10월 15일(―2.49%) 이후, 나스닥지수는 2022년 10월 7일(―3.80%) 이후 각각 2년 9개월 만에 낙폭이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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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증시 폭락은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과 테슬라의 실적에 실망한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로 촉발됐다. 테슬라의 올해 2분기(4∼6월) 영업이익은 1년 전 대비 33% 줄어든 16억500만 달러에 그치며 4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자율주행 로봇택시의 공개 시기도 8월에서 10월로 밀리면서 테슬라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12.33% 떨어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를 단순한 자동차 제조업체 이상으로 봐달라”며 “회사의 시장 가치를 30조 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2분기 실적은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유튜브의 광고 수익 증가 속도가 둔화한 데다 AI 투자에 대한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비판에 5.04% 떨어졌다. 이 밖에 엔비디아(―6.80%), 메타(―5.61%), 마이크로소프트(―3.59%), 아마존(―2.99%), 애플(―2.88%) 등 기술주 7인방 ‘매그니피센트 7’ 주식이 모두 떨어지면서 이들 주식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약 7500억 달러(약 1038조 원)가량 증발했다.

● “투자 대비 성과 불분명” AI 버블 우려

외신 등은 AI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으로 인해 급등했던 글로벌 증시가 조정에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골드만삭스의 주식 리서치 책임자인 짐 코벨로의 분석을 인용해 “AI에 대한 상업적 희망이 과장돼 있다”며 “이를 훈련하고 실행할 컴퓨팅에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이 의문”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클레이스 분석을 인용해 “빅테크 회사들이 2026년까지 AI 모델 개발에 연간 약 600억 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실제 수익은 약 200억 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빅테크 기업이 AI에 쏟아붓는 엄청난 양의 자금에 비해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가 없어 이것이 금융 버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AI 투자 붐으로 인해 과열 양상을 보이던 빅테크 주가가 실적 감소와 고금리 장기화 전망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당분간 조정 국면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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