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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월클뉴스] 다 내려놨다! 진격의 바이든 "심장을 바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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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만화 '진격의 거인'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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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인류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거인이 출몰합니다. 살아남은 인류는 세 겹의 성벽을 쌓아 올려 생존을 연명합니다. 평온한 시절이 되돌아왔나 했더니 또 다른 돌연변이 거인이 나타나 첫 번째 외벽을 부숩니다. 큰 희생을 치른 인류는 두 번째 장벽 안으로 대피해 반격을 준비합니다. 만화 '진격의 거인'의 주요 설정입니다. 이때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말이 "심장을 바쳐라"라는 대사입니다. "심장을 바친다"라는 말은 인류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조사병단의 목적을 간결하게 나타냅니다. 본인을 희생해서라도 인류의 안전을 지키겠다는 각오를 담은 문구이지요. 재선을 포기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보며 "심장을 바쳐라"라는 대사가 떠올랐다면 너무 과장된 걸까요?

바이든 "횃불 넘기는 게 내 임무...심장을 바쳤다"



바이든 대통령이 현지시간 24일 저녁 8시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재선 도전을 포기한 이유를 국민에게 설명했습니다. "새 세대에 횃불을 넘기는 게 전진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고 판단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것이 우리나라를 통합하는 최선의 길"이라고 말했습니다.

"주님만이 자신을 포기시킬 수 있다"했었던 바이든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용단을 내린 건 젊은 정치인에게 민주주의 '횃불'을 넘길 필요가 있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 수호는 어떤 직책보다 중요하다"라며 "개인적인 야망을 포함한 그 어떤 것도 민주주의를 구하는 일을 방해할 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개인적인 야망, 심장을 바쳐서라도 민주주의를 구하겠다는 심념을 나타낸 거지요. "이 자리(대통령직)를 존중하지만 내 나라를 더 사랑한다"라며 민주주의를 향한 자신의 충심을 역설했습니다. "이 나라에 내 심장과 영혼을 바쳤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언급 대신 "민주주의 위협에 맞서야"



바이든 대통령은 11분 동안의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을 한차례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을 여러 차례 언급했습니다.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민주주의 위협'이라고 지목해왔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라고 읽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민주주의 위협'을 언급한 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을 막겠다는 목표 아래, 자신보다 더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우며 재선 도전 포기를 결정했음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다시 한번 힘을 실었습니다. "경험 있고 터프하며 유능하다"고요. 또 "내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파트너였고, 우리나라를 위한 리더였다" 소개했습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위대함은 왕과 독재자가 통치하지 않고 국민이 통치한다는 데 있다"면서 "역사가 여러분의 손에 있고, 권력이 여러분의 손에 있으며, 미국의 이상이 여러분의 손에 있다"라고 투표를 독려했습니다.

트럼프 "나쁜 연설, 미국에 큰 당혹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 직후 트루스 소셜에 입장을 올렸습니다. "연설을 거의 이해할 수 없었다"라며 "매우 나쁘다"라고 깎아내렸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삐뚤어진(Crooked) 조 바이든과 거짓말하는 카멀라 해리스는 미국에 큰 당혹감을 안긴다"며 "이런 적이 없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성과를 상기시키고 여전히 자신이 대통령으로서 남은 기간 직무에 집중할 것임을 강조했다"면서 "사퇴 결정이 그에게 매우 어려운 일이었음이 연설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민주주의를 강조하고 독재자들을 비판했다"라며 "자신의 유산을 정의하고 남은 임기 동안 비전을 설명했다"는데 주목했습니다. CNN에 출연한 대통령 역사학자인 데이비드 아이젠하워 교수는 '민주주의 위협'에 초점을 맞춘 연설이 과거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연설을 연상시킨다고 평가했습니다.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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